손학규, 선거구제 개편 올인 행보에 이준석 "당 노선부터 논쟁해야"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신임 당대표를 주축으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으로 구성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이준석 최고위원이 손 대표가 의지를 밝힌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고 말해 첫날부터 손학규호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손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에서 "개헌은 우리나라 정치개혁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그 개헌에 앞서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다당제, 합의제를 가능하게 하는 선거구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손 대표는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개헌을 잘 주도하고, 또 개헌 이전에 선거법 개정을 통해 우리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에 앞서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도 방명록에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해 정치개혁에 나서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정치개혁은 곧 선거구제 개편을 통한 다당제 확립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전날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없는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바꾸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연동형 비례제는 지금 300석 갖고는 비례숫자를 확보 못하니 60~70석 늘려야 한다는 게 학계 의견"이라며 "연동형 비례제로 국민의 대표성도 확보하고 지역적인 갈등도 극복할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이처럼 손 대표가 선거구제 개편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행보를 정면비판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제도 개편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십 년 동안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제 총선이 1년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당이 그걸 목표로 운영하다 보면 중요한 과제를 놓칠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선거제도는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개편되기 어렵다"며 "그런 것보다 당의 내실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공부를 해야 되는 것이지 시험제도에 맞춰서 이득을 보려고 하면 솔직히 좋은 대학 가고 좋은 공부 하는 것 못 봤다"고 했다.이 최고위원은 선거구제 개편보다 시급한 사안으로 노선 확립을 꼽았다. 그는 당의 정책노선을 커피에 비유하며 "어떤 때는 뜨거운 커피를 판다고 했다가, 어떤 때는 냉커피 판다고 했다가, 가끔가다 말도 안 되는 뜨거운 냉커피를 팔겠다는 경우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하게 어떤 메뉴를 국민들한테 파는지 정립해야 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회피하려고 하지만, 바른미래당을 보수계열로 분류하느냐 진보계열로 분류하느냐부터 (내부 논쟁이) 시작할 것 같다"고 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