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당 동력 잃어...조강특위 힘 받기 어렵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과거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공천 물갈이를 주도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전원책 변호사가 주도하는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의 당 혁신을 위한 인적 쇄신 카드를 "허세"라고 평가절하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인적청산'을 강조해 온 그였지만 당이 동력을 잃은 상태에서는 조강특위가 힘을 받아 국민 기대를 불러일으킬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윤 전 장관은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강특위를 중심으로 한 한국당 변화 방향’ 질문에 “전 변호사가 (외부위원) 되면서 칼자루 이야기를 했다. 그것도 일종의 허세처럼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애만 쓰지, 국민의 기대를 불러일으킨 만한 성과는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석 달 가까이 되지만 변화 에너지를 끌어내는 게 잘 안 됐다"며 "변화 동력을 잃은 상태에서 조강특위가 출범했는데, 특별히 힘을 받아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또한 당이 거듭 태어나기 위한 뼈아픈 성찰이나 진통을 겪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비판했다. 과거에도 늘 저런 식으로 적당히 고비를 넘기고 왔기 때문에 그게 체질화되고 타성이 돼버렸다는 주장이다. 그는 “당이 스스로 성찰이나 반성 없이 새로 태어난다는 건 현실성이 없다”고 했다.특히 윤 전 장관은 한국당 내부 사람들이 느끼는 2020년 총선 전망과 인적청산에 대한 내부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당에 있는 분들과 얘기해보니 (인적 쇄신에) 다들 시큰둥하고 관심 없더라. 어차피 내년 초 전당대회를 하면 새로운 대표가 선출될 것이고 또 한차례 당협위원장 교체가 지나갈 텐데, 몇달짜리 당협위원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생각해서 나서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당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지나가는 말처럼 이 상태로 총선을 치르면 50석 건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그는 앞서 지난 6월 지방선거 직후에도 당이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중앙당 해체, 중앙당 기능을 10분의 1로 축소하고 외부인사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당명도 바꾸겠다고 했을 당시에도 "당이 하나도 바뀐 게 없다. 국민도 그것을 다 알지만 (당은) 안 할 수는 없으니까 내놓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한편,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적청산 기능을 외주받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11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조강특위는 향후 전 변호사를 비롯한 외부위원 중심으로 당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당무감사의 결과와 조강특위 자체 기준에 따라 당협위원장 교체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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