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4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경준씨가 대표로 있던 옵셔널벤처스에서 횡령한 384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LKe뱅크 계좌로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 후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LKe뱅크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김씨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금융거래시스템 개발 및 공급업체로, 2001년 4일 공동대표이사에서 사임한 이 후보가 실질적으로 지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회사다. 옵셔널벤처스는 이 후보와 김씨가 BBK 동업관계를 청산하면서 김씨가 대표로 취임한 코스닥기업으로, 뉴비전벤처캐피탈(구 광은창투)이 전신.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김씨가) 옵셔널벤처스에서 횡령한 384억이 모두 22차례에 걸쳐 다스, 심텍, 오리엔스캐피탈 등으로 입급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 가운데 이 후보의 동문이 운영하고 BBK의 옆 사무실을 사용한 오리엔스캐피탈에는 2001년 7월에 50억, 같은 해 10월에 54억 등 모두 104억원이 입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후보 측 자료에 따르면 오리엔스캐피탈은 47억원만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같은 사실은 국정감사 기간 중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에게서도 확인됐다. 오리엔스캐피탈은 투자금의 2배 이상을 가져갔는데,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당연히 밝혀졌어야 할 이 부분에 대한 수사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입금처에 대한 수사는 기본인데 당시 검찰은 이 부분을 수사하지 않은 채 '오리엔스캐피탈에 54억이 입금됐다'고 수사기록을 작성했다. 검찰이 계좌추적을 하지 않고 관련자들의 증언만으로 수사를 했다면 심각한 부실 수사"라며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횡령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 씨와의 사업 관계를 청산한 것은 2001년 4월 18일이고 정봉주 의원이 LKe뱅크에 54억원을 보냈다고 한 시점은 2001년 10월 16일"이라며 "사업 관계를 청산한 후에 김경준씨가 LKe Bank 통장들을 이용해 주가 조작을 한 것은 이 후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박 대변인은 이어 "그 돈을 보낸 이진영 씨는 옵셔널벤처스의 직원이었고 그와 당시 옵셔널벤처스의 직원들은 김경준 씨가 시키는 대로 입출금을 했을 뿐이라고 검찰과 미국의 증인심문에서 진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 (LKe뱅크) 통장에서 이상한 거래가 있다면 그것은 김경준이 주가 조작과 공금 횡령, 돈 세탁을 위해 벌인 일일 뿐이며, 김경준이 회사에 보관된 법인 인감과 자신의 직원들을 통해 개설한 통장들은 이 후보와 무관한 통장들"이라며 "참고로 오리엔스캐피탈에 54억원을 보냈다고 한 것은 검찰에서의 옵셔널벤처스 직원이 착각하여 잘못 진술한 것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정 의원은 이 후보가 관계를 청산한 이후에 김경준의 사기 행각 가운데 벌어진 일들이 마치 이 후보와 관련있는 것처럼 억지를 쓰고 있다"면서 "정 의원은 김경준 측의 도움이 없으면 도저히 구할 수 없는 계좌자료를 어떻게 구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