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이 ‘관건’…‘차떼기 정당’ 이미지 벗기 위해 ‘사재’ 모두 털까?
정치권 일각 “2002년 대선 부정 대선잔금으로 선거비용 충당하나?”
昌측 “돈 없다. 선거 비용 지출을 최소화할 것” 일각, 창당 가능성도
[매일일보닷컴] 지지자들의 주장대로 결격 사유가 있었든 경륜이 부족했든 간에 지난 대선에서 두 번이나 ‘패배’한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결국 자신이 만든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대선 3수에 도전했다.
이 전 총재는 7일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남대문로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을 떠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면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해 이 길이 제가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끈한’ 한나라당은 ‘대권병’ ‘대통령병’이라고 맹비난을 퍼붓고 있지만, 이 전 총재는 ‘고희’를 넘긴 적지 않은 나이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마지막 대권 도전을 통해 ‘재기를 도모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이왕 ‘강행’해버린 생애 세 번째 대권 도전을 그가 과연 어떤 ‘힘’을 원동력으로 발판삼아 대선에 임할지가 정치권을 비롯해 세간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는 출마선언을 통해 “지난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혈혈단신으로 정치에 뛰어들었고 11년이 지난 오늘 저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혈혈단신으로 국민 여러분 앞에 섰다”면서 “저에게는 정당과 같은 조직의 울타리도 없다.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 도전 때는 당시 제1야당인 한나라당의 후보로서, 이른바 선거의 3대 요소인 자금력ㆍ조직ㆍ인맥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없이 대선에 ‘올인’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당시와 처한 상황이 180도 다르다는 것을 이 전 총재도 피부로 느끼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이 전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의지할 곳이 없는 외로운 홀몸’이라는 뜻의 ‘혈혈단신(孑孑單身)’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 전 총재에 대한 동정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는 반응이지만, 한켠에서는 “이 전 총재에게 그동안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가진 자’ ‘힘있는 자’ 의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한 발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그만큼 ‘잘 나갔던’ 이 전 총재에게 올해 대선은 출마 선언과 함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 것으로 자금력ㆍ조직(인맥)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상황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 장고 끝에 ‘링’에 올라선 만큼 마냥 ‘산 넘어 산’이라는 볼멘소리만 되풀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이 전 총재는 이번 대선을 어떤 ‘돈’으로 치를까.◇ 만만치 않은 선거자금 어떻게 = 이회창 전 총재는 출마선언에서 “제가 만들었고 총재를 지냈으며 10년 동안 저의 분신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한나라당을 떠난다”며 그동안 항간에서 제기돼왔던 ‘이회창 무소속 출마설(說)’이 거짓이 아닌 사실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무소속으로서 대선 출마는 이 전 총재의 표현대로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것이 뻔하다. 정치전문가들은 “무소속으로 출마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는 선거자금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무소속으로 출마는 국고 지원을 못 받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선거비용을 충당하려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