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촛불정부 1년 반만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2022대선에서 보수정권 재창출시 가장 먼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고, 전날 자당 김무성 전 대표가 문 대통령을 향해 "사실상 레임덕"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2016년 10월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통령선거를 겪으며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한국당이 반문(반문재인) 연대로 뭉쳐 당초 약속했던 혁신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상현 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의 법적인 문제점' 토론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에 도취돼 과거청산,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오로지 보수탄압에만 신경쓰는데, 지금 하는 것을 보면 문재인정권 내내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막기 위해선 다음 대선에서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그뒤 가장 먼저 할 일은 두 분(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나경원·유기준·주호영·여상규·이완영·김상훈·이철규 의원과 무소속 정태옥 의원 등 잔류·복당파 의원들도 이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수사가 문재인 정권의 '적폐·여론재판'이라고 비판, 법치주의와 공정·인권 재판 실현을 위해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윤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지 시간이 꽤 흘렀고,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는데도 무조건 구속시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인권을 무너뜨린 정치 재판이자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어떤 특혜도 주면 안되지만 차별해서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당 내부 두 전직 대통령 석방 및 사면 움직임이 섣부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이날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일부 한국당 의원의 두 전직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 결의안 추진에 대해 “그런 시대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재판이 끝나고 본인들이 국민 앞에 처절하게 반성하고, 본인들의 상황이 어렵다면 고려할 수 있겠지만 아직 재판도 끝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본인들이 자신의 국정농단, 파렴치한 범죄행위에 대해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는데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저는 한국당 내에서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있고 김병준 위원장의 인적 청산 움직임 등에 반발해서 친박당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친박당은 전국에서 득표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아직도 박근혜의 이름으로 특정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을 공천하면 당선시킬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현행 선거법상으로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