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제휴사=폴리뉴스]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 이는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이명박 당선자의 당선 첫 일성이다.
하지만 이 당선자 측근들은 ‘승리의 자신감’에 도취돼 위협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어 오히려 갈등과 분란을 부르는 등 이 당선자의 당선 소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지난 20일에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라 분열된 우리사회, 사회화합과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저는 국민들에게 매우 겸손한 자세로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사회화합’ ‘국민통합’ ‘낮은 자세’는커녕 이 당선자 측근들의 자아도취에 빠진 부적절한 언행에 국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선 직후부터 당내 공천 잡음을 불러온 이 당선자측 박희태 상임고문의 ‘당권.대권 일체론’ 주장과 강재섭 대표의 ‘이명박 특검법’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압력, 이방호 사모총장의 ‘네거티브 정치인 퇴출’, 심재철 원내부대표의 ‘좌파 적출’ 발언 등으로 당안팎으로 갈등과 분란을 스스로 키워가고 있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승자의 포용력으로 패자를 끌어안고 향후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려고 하기 보다는 독선적인 승자의 힘만을 내세우는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박희태 ‘당권ㆍ대권 일체론’ 주장에 당내 ‘시끌’
박희태 상임고문은 지난 2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당정치를 하는 입장인데 대통령과 당이 각자 놀아서 되겠느냐, 이래서는 국민에게 그 소임을 다할 수 없다”고 말해 ‘당권.대권 일체론’을 피력했다. 박 고문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당권.대권을 분리한다는 아마추어적 발상으로 행상해 국정혼란과 여권이 풍비박산이 일어났다”며 “노 대통령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 당은 당대로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각자 따로따로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실패 원인이 ‘당권.대권 분리’로 분석하고, 이 당선자의 향후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당권․대권 일체론’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이다. 특히 박 고문은 총선과 관련해 “청와대와 당이 사전에 충분히 논의해 공천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이 당선자가 공천권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 한나라당 경선 이후 ‘親李-親朴’ 진영간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이재오 의원은 결국 유탄을 맞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등 진통을 겪어왔던 터에 박 고문의 이러한 발언에 박근혜 전 대표측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다. 물론 이 당선자와 강재섭 대표가 회동을 통해 ‘당권․대권 분리’쪽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수습에 나섰지만 ‘친이’진영에서는 박 고문의 ‘당권․대권 일체론’에 대한 주장에 견해를 같이 하고 ‘공천 갈등’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강재섭, 盧에 “그만두면서 어수선한 부분을 없애줘야...” 승자의 협박(?)
대선 직후 강재섭 대표는 청와대의 거듭된 거부에도 ‘이명박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직접적으로 촉구했다. 측근들도 연일 거부권 행사 요구하는 등 승자의 협박으로까지 비쳐지기도 했다. 강 대표는 지난 2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검법 수용 여부는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여론도 들어보고 침착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이 나라의 시끄러운 일을 없애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또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는 “(노 대통령은 ‘이명박 특검법’ 수용을)선입견을 갖고 할 것이 아니라 (법이)어떻게 통과됐는지 하는 경위와 위헌적 요소가 없는지 차분하게 검토해 달라”며 “그만두면서 어수선한 부분을 없애주는 게 정도가 아니겠느냐”고 앞서 지난 20일에도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를 그만두면서 국민 통합을 위해 ‘이명박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정의로운 결단을 해달라고 정식으로 건의한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을 놓고 특검이라든지 다시 청문회를 하는 것 비슷하게 후벼 파는 일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저급한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이방호- 심재철 ‘위협적 발언’, ‘정치보복 하겠다는 것인가’
이와함께 이방호 사모총장의 ‘네거티브 정치인 퇴출’ 이나 심재철 원내부대표 ‘좌파 적출’ 등의 발언은 위협적인 수준으로 승자의 ‘정치보복’까지 연상된다. 이 당선자가 당선 소감을 통해 “나부터 마음의 응어리를 풀겠다. 여야는 서로 적이 아니고 필요한 반대자”라며 “확고한 화합이 변화를 가능케 하는 조건”이라고 말한 것과는 사뭇 다는 모습이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온갖 네거티브 전술이 판쳤지만 국민의 마음을 흔들 수 없고,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악질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정치인들을 정치판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선을 치르면서 상상할 수 없는 음해 공격, 기법을 따라갈 수 없는 흑색선전 방법이 너무 심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당에서 고발한 흑색선전 주범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다시는 네거티브로 정치 목적을 달성하는 일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 19일 심 부대표는 “좌파를 적출하는 수술을 하겠다”고 극단적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심 부대표는 “오늘은 투표일인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부터 좌파정권이 남겨놓은 흔적들을 하나씩 벗겨내는 좌파적출 수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 부대표의 발언이 나오자 회의에 참석한 안상수 원내대표가 급히 진화에 나섰다. 안 원내대표는 “아직 투표가 끝나지 않았다”며 “(심 의원이) 발언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도 동의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심 부대표와 ‘표현 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안 원내대표도 “오늘은 국민을 괴롭히고 나라를 망친 국정파탄 좌파세력을 심판하는 정권교체의 날”이라고 여권에 날을 세웠다. 심 부대표의 이 발언은 이명박 당선자가 지지율 1위로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공당의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으로는 수위가 지나쳤다”는 당안팎의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측근들 발언에 네티즌 ‘발끈’ “경거망동 대가 치르게 될 것”
이러한 이 당선자측근들의 ‘위협적인 발언’에 네티즌들은 날카로운 비판을 솟아냈다. 아이디 nalmada55인 네티즌은 “자신들이 내 뱉은 말이 자신들에게 칼날을 들이대고 돌아올것”이라며 비난에 나섰고, hjygjw는 “북한을 추종하는 좌파나 김일성을 어버이로 생각하는 좌파라면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릴 수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밖의 좌파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방법과 어떤 명분으로 징벌을 내린다는 말인가“라고 비꼬았다.또다른 네티즌인 qhtmfprl “이당선자의 측근을 자처하는 정치인들은 아직 정권이 출범도
안한상태에서 경거망동하여 집안분위기를 흐린다면 그 대가를 스스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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