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도기천 기자] 재규어의 2008년식 모델 X-TYPE 2.2D가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으로 2년새 7차례나 수리를 받은 충격적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5일 <매일일보>에 제보를 해온 차량소유주 J씨에 따르면, 본인의 재규어 차량에서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이 발견돼 교환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규어 측은 “정상적으로 수리됐다”며 시간을 끌다 또다시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하기를 무려 7번이나 반복돼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환 요청 했지만 2년 동안 ‘모뢰쇠’ 일관
재규어측 ‘수리 잘 됐다’는 말만 되풀이
불안한 J씨 “더이상 못타겠다”…결국 차량 포기(?)

J씨가 문제의 차량을 재규어코리아(대표 이동훈)로부터 구입한 것은 지난 2009년 5월경. J씨는 차량구입 3개월만에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A/S를 신청하자 얼마 뒤 완벽하게 수리됐다는 통보를 받고 차량을 가져왔다.

하지만 또다시 주행중에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경험을 해야 했다. 이때부터 J씨는 재규어측에 새차량으로 교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재규어측은 “관련 부품을 새로 교환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J씨를 달래왔다.

J씨는 재규어측의 말을 믿고 다시 차를 가져갔으나 얼마못가 또 시동이 꺼졌다. J씨가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A/S를 맡긴 것이 지난 2년여 동안 무려 7차례로 확인됐다. 3~4개월에 한번 꼴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진 셈이다.

이에 대해 재규어측은 “시동꺼짐 결함은 인정한다”면서도 “통상적인 교환 기간인 12개월이 경과했기 때문에 새차로 교환해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J씨는 “차량에 문제가 생긴 2009년부터 꾸준히 교환을 요구해왔다”며 “재규어가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어 12개월을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재규어측은 지난해 1월 이동훈 대표이사 명의로 J씨에게 "6개월 이내에 시동꺼짐 현상이 재발될 경우 고객(J씨)의 요구조건을 최대한 수용해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발송했는데, 이후 또다시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하자 말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재규어 차량 '폭탄돌리기'?

J씨가 계속 항의하자 재규어 측은 현재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차량은 J씨가 H캐피탈에서 ‘36개월 리스’ 조건으로 구입했는데, 차량을 리스회사에 중도 반납할 때 생기는 위약금을 책임지겠다는 것을 1안으로 J씨에게 제시했다.

J씨는 현재 ‘안전상 문제로 더 이상 차량을 운행할 수 없다’며 차량을 A/S센터에 맡긴 뒤 찾아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재규어측은 ‘애물단지’가 돼버린 차량을 A씨를 통해 리스회사에 반납시키고, 이에 따른 위약금 4~5백만원만 책임지겠다는 것.

하지만 이 경우 J씨는 그동안 차량 리스에 소요된 계약금 1800만원(취등록세 포함)과 월 할부금 42만원과 이자 등 총 3천여만원을 고스란히 허공에 날리는 셈이 된다.

J씨는 지난 2년여간 7차례나 차량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차량운행을 재규어가 제공하는 랜트카에 의존해왔다.

J씨는 “한번도 맘 편히 (재규어) 차량을 타본 적이 없다. 랜트카가 바뀔 때마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느껴야 했으며, 재규어 차량은 (불안해서) 주행을 삼가해왔다”고 밝혔다.

재규어측은 J씨에게 “신차를 구입할 경우 20%정도 할인해 주겠다”는 안도 제시했지만, 지난 2년 동안의 차량가격 인상분과 취등록세 등을 고려하면 아무 실익이 없다는 게 J씨의 주장이다.

J씨는 현재 재규어측에 “동일 기종으로의 교환이 힘들다면, 신형모델로 교환해주고 이에 따른 추가 인상분은 본인이 부담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재규어측은 “어떤 식으로든 교환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문제의 차량이 리스회사로 다시 귀속될 경우 다른 사람에게 매각 또는 다시 리스(랜탈)될 수 있어, 결국 폭탄돌리기가 된다”며 “어떤 식으로든 재규어가 (문제의 차량을) 회수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