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변주리 기자] 지난해 말  고3 현장실습생이 뇌출혈로 쓰러져 파문이 일어났던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현장 실습생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 15억9000만원을 체불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기아차 광주공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금품을 지급하지 않은 건 등 총 82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현장 실습생에게 지급되는 자기계발수당을 통상임금에 산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2억7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현장 실습생을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아 상여금 13억1200만원을 체불했다.

연장 근로 시간 위반 실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세 이상 실습생 60명과 18세 미만 실습생 78명이 매월 연장 근로 한도를 초과해 근무했으며, 특히 18세 미만의 연소 실습생의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지 않고 야간·휴일 근로에 동원됐다.

실습생이 아닌 일반근로자들에 대한 법 위반 사례도 적발됐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일반근로자의 통상임금을 잘못 산정하여 연차유급휴가수당 차액 2억77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사고성 재해 14건을 포함해 모두 86건의 산업재해를 보고하지 않고 공상으로 처리했으며, 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고 도장 작업자에게 방독마스크를 지급하지 않는 등 안전 조치가 미흡했던 것도 문제가 됐다.

고용노동부는 이번에 적발된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사법처리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박종길 근로개선정책관은 “법 위반사항에 대해 노사를 불문하고 성역 없이 조사할 계획”이라며, “기아차 광주공장과 같이 사회적 책임이 있는 대기업의 법 위반에 대해서는 더욱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이 같은 발표와 관련해 기아차는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즉각 시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특별근로감독은 지난 달 17일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김모(당시 18세)군의 과로로 인한 뇌출혈 사고에서 비롯됐으며, 김모군은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