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갑’이로소이다!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신세계 이마트의 거꾸로 가는 ‘상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마트 매장에 입점해있던 한 자동차 경정비 프렌차이즈업체에 협박을 일삼고 임대료를 높이는 등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강제적으로 퇴출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로 인해 매장에서 쫓겨나다시피 철수한 해당 업체는 지난해 말 이마트를 상대로 임차료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이마트의 횡포가 실제로 있었던 것인지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간 ‘상생’을 주창해오던 이마트의 기업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젠 “이마트로부터 부당하게 강제퇴출 당했다” vs 이마트 “사실무근”국내 대형마트 1위의 이마트가 중소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중소 자동차 정비 프렌차이즈업체 ‘카젠’은 지난해 말 이마트를 상대로 임차료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기했다.카젠은 소장을 통해 이마트가 자사를 퇴출시키기 위해 온갖 편법과 부당한 압력을 자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잘나가던 카젠, 갑작스러운 퇴출 왜?
소송을 제기한 카젠은 지난 1998년 설립된 이후 그야말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자동차 정비 프렌차이즈 업체이다. 설립 10년 만에 312개 체인점을 두게 됐으며, 수원역 민자역사 등 전국 주요상권에도 간판을 올릴 정도로 탄탄대로를 달려왔다.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카젠에 악몽과도 같은 일이 시작된 것은 이마트가 지난 2006년 월마트를 인수하면서 부터다.당초 카젠은 월마트 인천점, 대전점 등 전국 월마트 13개 매장에 체인지점을 두고 있었는데, 이마트가 월마트를 인수하면서 이들 매장에 입점해있던 영업소의 관리주체도 이마트로 바뀌게 됐다.그런데 카젠에 따르면, 이마트는 카젠을 상대로 온갖 횡포를 일삼아 왔다고 한다. 기존 월마트와는 2~3년 단위로 하던 임대차계약을 1년에 7차례나 갱신하고, 부과대상에 없던 관리비 항목을 신설해 매달 비용을 청구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임대료를 지나치게 인상해 도저히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혀 왔다는 게 카젠 측의 주장이다. 결국 이를 견디다 못한 카젠은 이마트 매장에 입점해 있던 모든 지점들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애초부터 퇴출이 목적?
이마트 “카젠의 일방적인 주장”
그러나 이마트 측은 이 같은 의혹들은 카젠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단 소송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외의 각종 의혹들에 대해선 “카젠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이 관계자는 “카젠을 강제적으로 퇴출한 것이 아니라 (카젠의)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임대차 계약 만료일이 돌아오는 지점들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계약연장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에 불만을 느낀 카젠이 소송을 제기한 것 같은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입점업체를 무작정 끌고 갈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이어 임대료를 올리는 등 각종 부당한 방법으로 카젠에 퇴출압박을 가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각 기업마다 입점업체에 대한 관리기준이 다른 것처럼 월마트와 이마트의 관리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월마트 인수 이후)임대료 등 세부적인 사안이 변동되는 부분이 당연히 있다”며 “임대료 등이 상승한 것은 이마트의 관리 기준에 따라 당시의 물가와 환경 등을 고려해 정해졌던 것이고, 카젠 뿐만이 아니라 다른 입점업체 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임대업체를 담당하던 직원이 카젠 측에 협박을 일삼았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며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나”라고 반박했다.그러면서 그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더 이상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대로, 그쪽(카젠)은 그쪽대로 주장이 있기 때문에 일단은 소송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