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비리복마전’전격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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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비리복마전’전격세무조사
  • 나정영 기자
  • 승인 2005.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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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재건조합·조직폭력배·공무원 등 ‘모두 한통속’

국세청 비표단 요원 들이닥쳐 임원실 등 자료 챙겨
“재건축 과열막기 포석아니냐” 전전긍긍

국세청이 대림산업에 대해 전격적으로 세무조사를 나섰다. 국세청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본사에 조사요원을 대거 투입, 회계장부 등 각종 자료를 확보하고 세금 탈루 여부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국세청 비표를 단 조사요원 10여명이 갑자기 들이닥쳐 사장실과 임원실은 물론 인사팀, 세무팀 등에서 사과상자 수십개 분량의 각종 자료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자산규모 기준 재계 27위인 대림그룹의 모기업으로 지난해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세무조사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국세청이 시작한 ‘음성탈루소득자 종합 세무조사’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대림산업에 대해 진행된 경찰 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대림산업은 최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월드타운 대림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과정에서 당시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고 설계변경을 이뤄내 최대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이에 대해 업계는 국세청이 대림산업에 대한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건설업계가 아연 긴장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세무조사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건설업계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부정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또 업계는 이번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대림산업이 재건축 수주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차익을 남겼다는 경찰의 수사발표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최근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재건축 과열을 잡기 위한 정부의 초강수 대책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또한 이번 조치는 최근 과열로 치닫고 있는 건설업체의 재개발 수주경쟁에 따른 집값 상승을 막고 4~5월에 집중된 재건축 아파트의 고분양가 산정을 억제하는 등의 포석을 깐 ‘경고’일 수도 있다고 여기고 있다.이미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집값 오름세를 잡기 위한 정부의 5월 추가 대책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청와대 관계자가 다음 달에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고, 정부도 현행 부동산 정책을 전반적으로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대책설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성산동 월드타운 대림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건설사와 재건축조합, 조직폭력배와 구청 공무원이 한통속이 된 ‘비리 복마전’이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재건축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해 재건축조합 간부와 구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당시 현장소장인 대림산업 상무 보 김 모씨(50)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었다. 또 전 조합장 정 모씨(63)와 마포구청 재건축 담당 조 모 국장(58)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건설사가 돌린 뇌물 액수는 1인 당 2500만원에서 5000만원씩 모두 5억원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건설사는 이들에게 아파트 5채를 특혜 분양해 준 혐의도 받고 있다.대림이 재건축 사업을 시작한 것은 99년 5월. 대림은 우선 폭력배 남 모씨와 이 모씨를 고용해 주민들 집에 몰려다니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 이주를 종용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남씨 등은 99년 11월 전 조합장을 승용차에 40분간 감금ㆍ협박해 조합 금고 열쇠를 빼앗고 조합장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는가 하면 조합 대의원회와 총회에 폭력배 수십 명을 동원하기도 했다.새 조합장이 된 정씨는 형식적인 대의원 총회를 열어 2000년 4월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가구 수는 911가구에서 798가구로 바꾸는 설계 변경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사업비는 750억원에서 910억원으로 오히려 불어났고 가구 수가 줄어듦에 따라 조합원 부담금은 85억원 늘어났다.대림은 하도급업체를 통해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비자금 6억원을 마련한 뒤 이를 폭력배와 조합 관계자, 구청 공무원 등에게 건넸다.폭력배 두목급인 남씨에게는 46평형 아파트 2채를 특혜분양 했으며 행동대장 이 씨에게는 1억1000만원을 건넸다.경찰은 일단 회사 임원들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영 장을 신청할 예정인데 검찰이 이 부분 혐의를 인정하면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무상 배임이라면 개인 차원의 횡령이 아니라 회사 책임이 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한편 국세청 세무조사라는 직격탄을 맞은 대림산업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렁거리는 등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 비표를 단 조사요원 10여명이 갑자기 회사에 들이닥쳐 사장실과 임원실은 물론 인사팀, 세무팀 등에서 사과상자 수십개 분량의 각종 자료를 챙겨 갔기 때문이다.

대림산업측은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 자주 있었던 일이 라며 표적조사(?)에 은근한 불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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