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한우를 횡성에서 2개월이 채 안되게 키운 뒤 도축했을 때 '횡성한우'라고 표기한 것을 모두 원산지 허위표시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다만 이 판결은 농림수산식품부 원산지 판정 기준이 마련되기 전에 대한 것으로, 현재는 도축 전 12개월 이상 사육해야 원산지로 표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횡성한우' 원산지를 속여 판 혐의(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로 기소된 동횡성농협조합장 김모(54)씨 등 조합 관계자 11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다른 지역의 한우를 도축하기만 했는데 원산지라고 표기한 것은 원산지 허위표시에 해당한다"면서도 "다만 단기간이라도 사육했다면 일률적으로 원산지 표시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 등은 도축만 하고 '횡성한우'라고 표시한 것 외에 1~2개월 사육한 뒤 도축한 경우도 상당수 있다"며 "사육한 기간이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고 단순히 보관 또는 도축 준비행위에 불과하다면서 모두 유죄라고 본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김씨 등은 동횡성농협 한우 직거래판매사업을 하면서 2008년 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다른 지역 한우 904마리를 구입해 이 중 250마리는 단순 도축하고 나머지는 일정기간 키워 도축한 뒤 모두 명품 '횡성한우'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원산지를 결정할 사육기간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횡성에서 '생산'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고, 2심은 김씨 등 4명에 대해 유죄라고 보고 징역 8월 이하에 집행유예 2년 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