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고개숙여 사과했어야...오히려 남 탓”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일 갈등이 총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내용의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의 보고서를 문제 삼는 것은 '일본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민주당이 주장하고 나섰다. '친일 프레임'으로 국난을 선거승리에 이용하려한다는 비난에 대해 되레 '친일 프레임'을 들이댄 셈이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일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야당과 언론에서 확대해석하고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거꾸로 이야기해서 일본의 프레임에도 말리는 것”이라며 “내일 일본의 각의 결정도 있는 민감한 시점에서 이 문제를 자꾸 정쟁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이번 논란에 대해서 “연구보고서를 의원들한테 보낼 정도로 대단한 보고서도 아닌 너무 수준 이하의 보고서라고 본다”며 “굉장히 중요한 외교 안보 이슈를 마치 당리당략처럼 이용하는 것처럼 비춰지게 표현을 쓴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이 문건이 어떤 당의 지침이라든지 또는 이 문건에 기초해서 뭔가 움직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야권에서 민주당의 사과 및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해임을 요구하는데 대해선 “그럴 문제는 아니다”라며 “민주연구원장이 해명했고 당 대표도 총선과 관련한 내용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의를 취했기 때문에 일단락 할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마포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전 의원도 전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분석이든 당 싱크탱크에서는 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것이 외부로 공개되는 부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양 원장의 해임 요구에 대해선 “그렇게 본다면 물러나야 할 각 정당 대표들도 많다”며 “양정철 원장한테 초점이 갔는데 일하는 소가 매를 맞는다”라고 했다.
앞서 민주연구원은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동향’ 보고서가 논란이 되자 하루 만인 지난달 31일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양 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명 자료를) 발표한 게 전부”라며 “그 맥락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고만 했다.
야4당은 민주당을 향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홍 대변인의 ‘일본 프레임’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이때, 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를 하고서 오히려 남 탓을 하고 있다”며 “홍 대변인은 남 탓하기 전에 정중히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과했어야 한다”고 했다. 오 대변인은 정 전 의원을 향해서도 “유출되지 않았다면, 보고서 내용 자체는 괜찮다는 뜻인가”라며 “위험천만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