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험 감소 주장하려 질문한 표창원 "핵실험 전무"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진행된 북한의 핵실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횟수 등을 놓고 오답을 말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질의 당사자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오답을 주장하며 문답을 주고받아 함께 논란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북한의 위협이 줄었다고 주장하기 위해 시작된 문답이 되레 정권 핵심인사들의 안일한 대북 인식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새벽 북한은 올 들어 6번째 발사체 도발에 나섰다. 미국이 아닌 우리를 타격하기 위한 발사체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 실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북한이 핵실험을 몇 차례 했나”라는 표 의원의 질의에 “핵실험을 말씀하시는 것인가”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표 의원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답변을 재촉했고 노 실장은 “두번인가 했나”라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은 문재인 정부 들어선 지난 2017년 9월 핵실험(6차)을 한 차례 감행한 바 있다.
표 의원은 “하도 없었으니까 그러신 것 같다. 한 번도 없었지 않냐”고 되물었다. 질의자인 표 의원 역시 이를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는 몇 차례 있었냐. 한 차례도 없었다”고 했고 노 실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세 차례 ICBM 실험을 해 이 역시 틀린 답이었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비교해볼 때 문재인 정부 들어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이 줄어 한반도 안보상황이 개선됐다는 주장을 하려던 것이 표 의원의 의도였다. 표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은 핵 실험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심지어 일본은 일본 열도를 넘어서는 미사일도 경험했고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발생했다”며 “그런 것에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 들어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상당히 안정됐고 평화적이게 됐다”고 했다.
결국 이들의 오답은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이 정정했다. 김 차장은 “2019년 9월에 핵실험이 한번 있었다”고 했으며 표 의원은 “제가 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야당에서는 “국회를 우롱하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주변에 참모들도 있는데 잘못 답하면 알려서 시정을 해야하지 않나”라며 “당연히 알아야 할 분이 모르고 있고 담당 실무자들은 비서실장이 잘못 대답하는데 태연하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국회를 우롱하는 태도다. 이렇게 준비를 안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냐”고 했다.
이날 노 실장은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에 대해서는 적극 방어에 나섰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를 언급하며 “북핵 폐기 전에 남북 경제협력을 먼저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노 실장은 “앞뒤를 다 거두절미하고 그 문장만 뽑으면 안된다”며 “대통령 말씀의 의도는 남북이 평화경제를 지향한다면 우리의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뜻”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