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몇몇 변수들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간 양자간 워낙 박빙의 대결이어서 변수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 변수로는 ▲투표율 ▲여야 네거티브 공방 ▲안철수 효과와 부동층 향배 ▲수도권과 충청권의 표심 ▲40대의 선택 등이 꼽힌다.
◇투표율=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에,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것은 역대 선거에서 불문율로 여겨졌다. 높은 투표율은 젊은층의 투표 참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68% 이하라면 새누리당에, 70% 이상이라면 민주통합당에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중앙선관위의 지난 6∼7일 1천500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79.9%였으나 전문가들은 70%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7년 대선에서는 적극적 투표참여 의향을 밝힌 응답자가 67%였으나 실제 투표율은 63%였고, 2002년 대선에서는 80.5%로 조사됐으나 실제는 70.8%였다.
보수층의 결집 등을 감안하면 투표율이 최소한 72%를 웃 돌아야 민주당이 ‘투표율 효과’를 누릴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77%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앞서 실시된 재외국민선거 투표율은 71.2%로 지난 4ㆍ11총선의 45.7%를 크게 넘어선 반면 13∼14일 부재자투표소 투표율은 92.3%로 2007년 대선때의 93.7%보다 1.4%포인트 낮아진 것도 투표율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네거티브 공방=민주당이 제기한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과 ‘박근혜 아이패드 커닝’ 주장, 인터넷에서 유포된 ‘굿판’, ‘신천지’ 의혹은 대선일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한 목소리로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양측은 온갖 비방과 흑색선전을 통해 막판 ‘한방’을 노리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과 문 후보 캠프는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반드시 책임을 묻고 끝까지 밝혀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역시 연일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16일에도 “마지막까지 정책선거로 가겠다. 새누리당은 마지막까지 네거티브 선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당은 후보의 공언과는 달리 연일 상대방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 달기 등을 통한 불법사무실 운영에 대한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그러면서 “어제 민주당 당사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한 것에 대한 선관위의 조사가 있었다”며 선관위가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 조치를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반대로 새누리당을 흑색선전의 당사자로 지목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새누리당의 불법선거를 덮기 위한 역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선 헐뜯기 식 공방이 고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건을 ‘국정원 여직원 불범감금한 인권유린’으로 규정하며 역공에 나섰고, 민주당은 진상 조사를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무차별적인 네거티브 공방은 두 후보와 당의 입김이 미치지 않는 트위터 등 SNS에서 더욱 혼탁하게 나타난다. SNS를 통해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박 후보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 가운데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억 5000만원을 들여 굿판을 벌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09년의 ‘고(故) 육영수 여사 탄신제’ 사진이 왜곡된 것이라는 게 박 후보측의 설명이다.
또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에게 지고 있다는 정보 역시 여의도연구소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용민씨가 팟캐스트 ‘나꼼수’에서 제기했던 ‘박 후보와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연관성’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문 후보와 관련된 의혹 제기 역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 많다. ‘박근혜 굿판’에 이어 제기된 ‘문재인 굿판’ 논란은 지난달 문 후보 캠프 범종교문화예술네트워크 출범식 때 문화 행사의 일환으로 벌어진 이벤트로 밝혀졌다.
문 후보의 딸 결혼식이 경비행기로 색종이를 뿌리는 등 호화스럽게 치러졌다는 의혹 역시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아들과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딸 결혼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의 아들이 노동부 산하기관 특별채용 역시 문 후보 측은 “적법한 채용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안철수 효과=투표 독려 등 문 후보 지원활동을 해온 안철수 전 후보는 지난 15일 문 후보의 광화문 유세에 등장, 유세차에 올라 노란 목도리를 문 후보에게 둘러주거나 포옹을 하며 지지의사를 공개 표명했다.
그는 이날 낮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과정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이겨도 절반의 마음이 돌아선다”며 선거 막판의 네거티브 혼탁 양상을 개탄했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문 후보에 대한 안씨의 고민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흑색선전을 겨냥한 원칙적인 입장표명인 것 같다”고 서로 유리하게 해석했다.
이같은 안 전 후보의 메시지가 자신의 지지층을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아니면 그대로 부동층으로 남게할 지 주목되고 있다.
◇수도권·충청권의 선택=현재까지 표심을 뚜렷하게 정하지 못한 ‘스윙보터’ 지역으론 수도권과 충청권이 꼽힌다. 대부분 여론조사를 보면 박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해 두 자릿대 지지율 격차로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문 후보가 격차를 조금씩 줄이는 양상이다.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몰린 수도권 쟁탈전은 막판까지 치열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의 우위는 여론조사마다 박 후보 또는 문 후보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정확한 판세를 진단하기가 어려우나 어느 경우든 초접전이다. 수도권 표심은 부동층의 향배와도 직결된다.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권의 표심도 안갯속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다른 지역은 대체로 표심이 정리됐지만 수도권은 안정적이지 않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라며 “충청에서도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추격하고 있어 추이를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의 ‘텃밭’인 부산·경남(PK)과 호남의 지역주의 장벽이 허물어질 지도 관심사다. PK에서 문 후보가 40%대의 벽을 넘어설 지, 호남에서 박 후보가 두 자릿수의 득표율을 기록할 지가 관건이다.
◇40대 표심=지역보다는 세대별 대결에 초점을 맞추는 시각도 있다. 대선이 보수 대 진보의 대결구도가 되면서 세대간 대결상이 두드러진 측면도 있다. 보수 성향이 강한 50∼60대와 진보적 색채의 20∼30대 사이에서 유권자의 21.8%에 달하는 40대가 열쇠를 쥘 것이란 지적이다.
40대 유권자는 정국 풍향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다만 이번에는 여론조사마다 편차가 커 정확히 표심이 계측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문 후보 56.2%, 박 후보 38.3%로 문 후보가 크게 앞섰지만, 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서는 문 후보 47.1%, 박 후보 45.4%로 1.7%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5060세대의 투표율이 2030세대보다 높기 때문에 문 후보로서는 40대에서의 격차를 가능한 벌려야 하고, 박 후보로서는 가능한 좁혀야 한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