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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대한항공이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를 포기, 현대중공업만이 단독 입찰 참여함에 따라 본입찰이 유찰됐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KAI 인수 본입찰 마감일인 지난 17일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반면 현대중공업은 KAI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에 본입찰 서류를 제출했으나, 정부 주도 계약은 단독입찰을 불허한 국가계약법 7조에 의거해 결국 본입찰 자체가 무산됐다.KAI 인수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차기 정부에서 또 다시 경쟁매각이 재개될지, 아니면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될 경우 단독입찰자와 수의계약을 맺는 것이 가능한 국가계약법 시향령에 따라 수의계약이 진행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업계에서는 이번 대한항공의 본입찰 불참을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애초부터 KAI 인수에 눈독을 들여왔음에도 불구하고 “고평가 된 KAI 주가가 적정하게 재평가 되지 않는다면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KAI 매각규모는 현재 주가를 고려해 1조1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대한항공은 해당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것.하지만 일각에선 지난 16일 열린 대선후보들의 3차 TV토론이 대한항공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양자 토론으로 이뤄진 해당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 모두 KAI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문 후보는 TV 토론에서 “항공우주기술 발전은 국가가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KAI 민영화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박 후보는 “KAI 민영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신중론을 폈다.따라서 이에 부담을 느낀 대한항공이 아예 입찰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주가가 너무 고평가 돼 있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17일이 본입찰 마감일이라 포기 입장을 밝힌 것일 뿐, 대선후보들의 토론과는 무관하게 진행 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