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하태경 최고위원에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하자 반당권파는 이에 불복하고, 손학규 대표에게 전면전을 선포했다. 하 최고위원은 당내 회의 도중 손 대표를 향한 노인폄하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즉각 사과했지만 당 윤리위 징계 대상이 됐다.
하 최고위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전날 밤 윤리위의 징계결정에 대해 “당내 반대세력을 숙청해 권력을 독차지한 다음 당을 팔아먹으려는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이번 결정은 손 대표가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한 것”이라며 “하 최고위원을 직무정지 시켜서 손학규 사당으로 타락시키겠다는 것인데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리위를 동원해 당을 난장판으로 만든 손 대표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이상 손 대표와 더는 함께하기 어렵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에 이어 바른정당계 의원들도 하 최고위원의 징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상욱 의원은 “하 최고위원의 징계는 폭거다”라며 “자격을 상실한 윤리위원장이 소집해 열린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헛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를 향해 “한 손에는 노욕, 한 손에는 당헌당규가 아니라 각목을 들고 이 당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도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반대파를 아무리 불법 부당한 일이라도 갖은 수를 동원해서 제거하려는 손 대표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하나도 없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유신을 강행했던 것보다 더 부당한 일”이라고 했다.
손 대표를 향한 비판에는 국민의당계도 동참했다. 이동섭 의원은 “그동안 손 대표와의 인연 때문에 발언을 자제했지만 오늘은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손 대표는 망가져도 너무 망가졌다.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원리도 모르는 사람이 당 대표라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손 대표의 측근인 문병호 최고위원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한 점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이 시급한 과제인 시점에 징계가 적절했는지 의문이다”라며 “당권을 사수하든 대표 퇴진을 요구하든 그 명분과 방식은 당 통합에 도움되는 과점에 서야 하고 현시점에 통합에 누가 되는 것은 해당행위라는 점을 지적한다”고 했다.
앞서 전날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윤리위에 제소된 하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했다. 하 최고위원이 직무정지로 최고위원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 현재 당권파 4명, 반당권파 5명의 최고위원회 구성이 4 대 4 동수가 돼 손 대표가 결정권을 쥐게 된다. 이에 최고위원회의 과반수 이상인 반당권파 최고위원 5명은 윤리위 결정 이전 안병원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했으므로 윤리위 결정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