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사실상 찬성 결정을 내렸던 데 대해 “결정이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조 장관을 일명 ‘데스노트’에서 제외하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고 지지층 이탈현상이 나타나자 몸을 낮췄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의당은 선거제 개혁을 강조하며 내년 21대 총선에서 모든 지역구에 출마자를 내겠다는 전략도 재차 밝혔다.
심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전국위원회에서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정의당 결정에 대해 “우리 사회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께 송구스럽다”고 했다.
이어 개혁노선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조 장관 한 사람에 대한 자격 평가를 넘어서 개혁과 반개혁 대결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정의당은 최종적으로 개혁 전선을 선택하게 됐다”며 “그분들(국민의 눈높이로 장관 자격 평가를 기대했던)께는 기필코 사법‧정치개혁을 완수해 근본적인 사회개혁으로 응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독자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전 지역구에 출마자를 내겠다는 포부도 재차 밝혔다. 심 대표는 내년 총선 방침이라며 “비례 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어 수권정당의 지역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상진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수권정당의 위상을 갖출 원내교섭단체의 독자적 구성을 위한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며 “이를 위해 가능한 전 지역구에 출마, 비례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목표와 후보자 지원 방안도 (전국위에서) 다뤘다”고 했다. 정의당은 내년 총선 대비 ‘개방형 경선제’ 도입을 위한 실무작업도 속도를 낸다. 기존 진성당원에게만 부여했던 투표권을 지지자에게도 부여해 최종 출마자 선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5만 당원을 넘어 300만 지지자와 함께 총선을 승리하겠다’고 한 심 대표의 당대표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다만 심 대표가 이처럼 공개 사과하고 개방형 경선제 추진에 속도를 낸 데는 최근 조 장관 사태로 바른미래당에 정당 지지도 3위를 내주는 등 하락세에 놓인 당 지지율을 반등시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 대표는 사과하면서도 눈치를 본다. 눈치사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조국 장관 파면을 위해 싸우겠다고 해야 한다”며 “조국 국정조사와 해임건의안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