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모두 손해율 90% 돌파…적자 규모만 1조1000억원대 전망
올해 두 차례 보험료 인상‧내년 총선 등으로 연내 인상은 어려워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90%를 돌파했다. 올해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보험료가 인상돼 추가 인상은 어려운 상황이어서 손보사들의 3분기 실적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모두 90%를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적정 손해율을 78~80%다. 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더 많이 보험금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별로는 MG손해보험의 손해율이 158.8%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포인트나 급등했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해 8월보다 10.4%포인트나 오른 101.6%를 기록했다. 삼성화재(90.3%), 현대해상(92.2%), DB손보(92.5%) 등 대형사도 1년 전보다 3~6%포인트 오르며 90%대를 넘었다.
모든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제히 90%를 넘어선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찾아보기 어려운 드문 일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노동자 가동연한 상향, 정비공임 인상,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액 확대, 사고차 시세 보상 기간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폭염과 태풍 등으로 자동차 사고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동안만 발생한 태풍 링링, 타파, 미탁 등으로 접수된 자동차 손해액만 188억9300만원에 달한다. 겨울철 한파, 폭설. 도로 결빙 사고 등이 예상돼 4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치솟을 수밖에 없어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만 1조1000억원가량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적자 규모는 31억원에 그쳤지만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은 418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당장 손보사들의 3분기 실적이 문제다. 이미 상반기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4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6219억원) 급감했다. 3분기의 경우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0%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추가 인상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보험료 인상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이미 두차례 보험료가 인상돼 연내 추가 인상은 어려우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내년 여름에서야 보험료 인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되면 손해율이 하향되는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며 “이미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에 달하고 있어 이를 근거로 내년 상반기에는 보험료를 한 차례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