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의 주역이었지만 박근혜 정부의 ‘잡음 없는’ 출발을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한 발 물러서 있던 친박 인사들이 하나둘씩 기용되고 있다. 창업공신들의 조용한 포진인 셈이다.
특히 21일 청와대 조직 개편에 이어 국무총리 인선 발표 등이 이번주에 예정된 상황에서 친박 실세들이 다시 전면에 나설지 관심이다.
대선 승리의 공신으로는 김무성 전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권영세 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 진영 정책위의장, 최경환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유정복, 조원진, 이학재, 안종범, 강석훈, 홍문종 의원과 이정현, 이혜훈 최고위원 등도 있다. 이 가운데 진영 의장과 이정현 최고위원, 강석훈·안종범 의원을 제외하고는 인수위와 당선인 비서실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김 전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해 18대 대선이 끝나자마자 ‘좀 쉬어야겠다’며 종적을 감췄다. 다른 친박 인사들도 여가를 보내거나 해외로 떠났다. 그러나 김 전 총괄선대본부장은 한 달여 만인 지난 18일 박근혜 당선인의 첫 해외 특사단인 중국 특사단을 이끌 단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조원진 의원도 중국 특사단원에 포함됐다.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유정복 의원도 대통령취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특히 그의 발탁은 친박 현역 의원 중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다보스포럼 특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면에서 비켜서 있던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서서히 당선인 주변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복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역대 정권에서 당선인 특사 역할을 한 뒤 더 큰 ‘임무’가 주어진 일이 많은 데다 박 당선인 곁으로 돌아온 이들의 이력이 특별하다는 점에서다.
다보스 특사단에 포함된 이 최고위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부터 박 캠프의 핵심으로 참여했다. 경제통으로 손꼽히고 있어 다보스 특사 이후 그 이상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심은 새 정부 내각과 청와대 인선에 친박계 인사들이 얼마나 중용될 지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22일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부처 이기주의와 기득권 저항의 우려가 큰 만큼 당선인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친박 실세들이 기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총리 임명을 시작으로 다음달 초까지 내각 및 청와대 인사를 속속 단행할 예정이다. 차기정부의 경제분야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 후보로 최경환 의원과 이한구 원내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최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친박계 용퇴론이 불거지며 후보 비서실장직을 사퇴했다.
신설되는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서병수 총장이, 국정원장 후보로는 권영세 전 실장이 거론 중이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는 최 의원과 권 전 실장 외에 당선인 정무팀장을 맡고 있는 이정현 최고위원도 물망에 올랐다. 경제통인 이혜훈 최고위원도 내각에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애초 박 당선인이 인수위원들의 내각 입성을 배제한 것도 친박 인사들의 재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