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권영세 등 물망… 유일호 비서실장 연임설도
[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청와대 기구 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에 어떤 인사를 앉힐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게 실세들의 하마평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의중을 꿰뚫고 있어야 하고 조직장악력도 갖춰야 한다. 특히 박 당선인이 특임장관을 없애고 ‘여의도 정치’를 중시하겠다고 밝혀 정무능력도 요구된다.
새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중량감 있는 친박계 핵심 인사가 우선 거론되는 배경이다.새누리당의 3선인 최경환, 유정복, 진영 의원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물망에 오른다. 최·유 의원은 모두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거쳤으며 각각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박 당선인의 ‘심복’이다.진 의원도 대선 공약을 책임진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맡는 등 박 당선인의 신뢰가 두텁다.친박 인사는 아니나 현재 당선인 비서실장인 유일호 의원(재선)의 ‘연임’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하지만 이들 모두 지역구 의원이란 점이 걸린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갈 경우 의원직을 내놔야 한다.특히 진 의원(서울 용산)의 지역구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 실제 네 사람 모두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지역구 사퇴 부담이 없는 3선 출신의 권영세 전 의원도 후보감이다. 그는 지난해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당시 각각 사무총장과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박 당선인과 손발을 맞추며 양대 선거 승리에 기여했다. 대선 때 기획조정특보로 활약하고 박 당선인과 인연도 깊은 최외출 영남대 교수의 이름도 오르내린다.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청와대의 친박 색채’ 부담을 의식해 대통령 비서실장에 외부 ‘비박(비박근혜) 인사’를 내세우고 다른 비서진을 친박 인사로 채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가장 드러나는 주장은 ‘당 역할론’이다. 인수위는 교수출신이 다수로 채워졌지만, 실제 정책을 펼칠 국무위원들은 경력 있는 당내 인사들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여권의 관계자는 “당 내에서도 훌륭한 인재풀이 많고 경력면에서도 적임자들이 많다”며 “겉으로 내색은 안하지만 다수의 의원들이 장관 후보 발표를 고대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하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들 다수가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점이 부담이다. 첫 내각부터 친박계 인사를 기용할 경우 출범 초기부터 ‘대탕평 인사’에 반(反)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고, 이 경우 후보로 지목된 인사 역시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할 부담이 크다.이 때문에 최근 힘을 얻는 주장이 정부 출범기에 전면에 나섰다가 괜한 뭇매를 맞기 보다는 정권 안정기에 내각에 합류하는 ‘플랜 B’ 전략이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보여주는 소위 ‘얼굴마담형’ 수장이 아닌 정권 중반의 ‘실무형’ 수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게 실리적으로는 더 낫다는 게 이유다.당선인 입장에서도 임기 초 ‘측근 기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친박계 등의 인사들로서는 정부 조직 합류 시의 진통을 최소화하면서도 실무에 바로 돌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최근 조직 수장으로 거론되는 한 인사의 측근은 “정부 출범 멤버로 들어가면 임기의 대부분을 어수선한 행정부를 수습하는데 써야한다”며 “조직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된 차기 개편 정도에 투입되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핵심 측근들도 당선인이 정부 출범기부터 측근을 장관직에 앉힐 거라고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며 “오히려 차기를 노리는게 최선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최근 하마평에 오르내린 인사들은 ‘복지안동(伏地眼動)’ 중이다. 자칫 언론 때문에 눈에 띄었다 당선인의 눈 밖에 날 수도 있다는 우려 탓에 인사에 대한 섣부른 발언은 삼가고, 최대한 숨을 죽인채 당선인의 발표만 기다리는 눈치다.한 친박계 의원은 “소문은 많은데 동료 의원들과는 (인선) 이야기를 안한다”며 “당선인이 선택이 중요하지않느냐”며 조심스러워했다.일부 ‘개국공신’들의 입각 하마평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첫 조각이 나을 지, 아니면 언론 관심이 줄어들 개편 때가 나을 지 계산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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