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하향 안정세'·신축 및 기축 '상승'·분양 '열기'
서울·지방 간 양극화 심화…전세시장 불안 지속 전망
신종 코로나로 건설현장도 인력수급 차질 등 부정적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 해결에 선도적인 학회 될 것"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이번 정부서 각종 부동산 규제책을 18번이나 내놓았다는 것은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반증이다. 고강도 규제책으로 꼽히는 12·16 부동산 대책 역시 부동산 시장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지난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의 한계에 대해 이렇게 지적했다.
서 학회장은 "그간의 부동산 대책은 대부분 수요억제정책으로, 서울과 같이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작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높아진 소득수준에 따라 주거수준이 향상된 주택을 공급할 의무가 있고, 이같은 주택 공급을 통해서만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울 지역 공급확대를 위해선 서 학회장은 뉴욕이나 홍콩 등처럼 초고층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봤다. 건폐율을 낮추는 대신 용적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건축계획을 재검토해 서울을 국제도시로 개발할 수 있는 여건으로 정책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등의 규제로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반면 신축·기축 아파트는 상승세를 보이고 분양 단지들은 분상제로 청약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지방은 광역시를 제외한 시·도는 하락국면을 맞이하고 중소도시는 몰락이 시작될 수 있는만큼, 지방도시 소멸 현상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학회장은 "서울 부동산 시장은 2030년까지는 상승 국면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장기적으로는 서울과 지방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서울 역시 강남권과 기타 지역 간의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가 서울을 규제로 재차 옥죄자 규제의 칼날을 비켜간 수도권 일부 지역 뿐 아니라 지방광역시에서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 학회장은 지방 지역에 나타난 이같은 풍선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정부가 서울을 중심으로 강력한 수요억제책을 펴자 투기수요들이 지방으로 잠시 이전한 것"이라며 "투자수요들은 일정수준의 이득을 획득하면 바로 빠져나가는 전략을 펴고 있어, 투자수요로 인한 가격 상승이 지속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방 역시 지방의 핵심 지역과 기타 지역간의 양극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학군 중심세를 오름세를 보인 서울 전세시장도 불안한 양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서 학회장은 "정부가 분상제 등을 통해 집값 안정을 가져오겠다며 관련 정책을 펴다보니 매매수요자들이 전세 수요로 돌아앉고 있어 서울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더욱이 강남 3구나 목동, 과천 등 학군이 좋은 지역의 전세 수요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선 건설업계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 학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지속되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건설현장에 있어 인력 수급 차질로 이어져 건설 단가와 건축 기초비용이 증가돼 건설·부동산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견본주택 개관 연기 등으로 홍보활동에 차질을 빚으면 수요자와의 연결이 원할히 이뤄지지 않는데 따른 문제 등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서 학회장은 최근 대한부동산학회 정기총회에서 제20대 학회장으로 연임, 2021년 12월 31일까지 학회를 이끌어가게 됐다. 서 학회장은 "부동산학이 부동산과 인간 간의 관계를 개선해 좀 더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 학문이라는 점에 집중해,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 해결에 선도적인 학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