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님 분위기 맞춰 술시중 들어주면 시급 2만원
한낮에 주부들도 ‘쿵짝쿵짝’…“싸서 더 즐거워”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남성접대부를 고용하는 ‘밤업소’가 성업 중이다. 하지만 이들 업소들은 외관상 거의 눈에 띄지는 않는다. 업주들이 유흥주점 등의 간판으로 위장영업을 하고 있는데다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 도우미들을 불러주는 ‘보도방’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여성전용’ 호래방(호스트바+노래방)은 호스트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해 ‘나가요걸’들 뿐 아니라 가정주부, 심지어 여대생들까지 다양한 계층이 여성손님들이 찾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남성도우미 보도방들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자 최근 충북 청주지역에서는 독점영업을 노린 보도방 업주들이 조직폭력배까지 끌어들여 경쟁 보도방 업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과연 지금 여성전용 노래방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남성 도우미 요지경 세상을 들여다봤다.
최근 문제가 된 현재 청주지역에서 영업중인 남성도우미 알선 보도방은 20여개(경찰 추산)로, 수백여명의 남성도우미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보도방은 20대 남성들을 접대부로 고용해 유흥업소 여성종업원부터 평범한 여성들까지 노래방을 찾은 여성들에게 남성도우미들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이 지역의 한 보도방 업주 A씨는 “옛날에는 업소 아가씨들 영업이 끝나는 새벽시간대에 손님이 주로 많이 몰렸는데 최근에 들어서는 가정주부나 직장인, 학생 등 손님들의 계층이 다양해지면서 초저녁에도 바빠졌다”고 말했다.이들에 따르면 남성도우미들은 여성고객으로부터 시간당 3만원의 돈을 받는데 이 중 1만원은 알선료 명목으로 보도방 업주에게 돌아가고, 나머지 2만원은 도우미가 갖게 된다. 대부분의 남성도우미들은 단시간에 ‘시급 2만원’이라는 고가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남자보도방, 조폭까지 동원해 생존경쟁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1일 청주지역의 남자보도방을 독점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 조직폭력배 임모(24)씨 등 6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보도방 업주 조모(27)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10일 밤 9시께 청주시 모 노래방 안에서 남자 보도방 업주 김모(27)씨 등 10명을 불러놓고 “내 밑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둔기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거당시 남자 도우미 28명을 고용하고 있던 이들 업주들은 경찰조사에서 “최근 이 지역 남자 보도방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이를 통합한 뒤 독점운영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여자 잘 다루는’ 호감형男 최고대우”
“인천 계양지역 ○○○에서 선수모집 합니다. 짧고 굵게 돈 많이 벌고 싶은 ‘키 180㎝이상의 호감형’ 남성분들 모십니다. ‘선수’답게 일도 즐기면서 여자도 잘 다루는 분들 환영합니다. 열정을 다해 일한다면 금방 큰 돈 버실 수 있습니다.”
“충북 청주에 사는 25살의 남자입니다. 키는 180㎝에 몸무게는 68㎏입니다. 얼굴은 남자답게 생긴 스타일이고, 어디 가서 못생겼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습니다. 이야기도 잘 들어주는 편이라 누님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오늘 제가 당신의 화끈한 밤을 책임지겠습니다. 저와 함께 뜨거운 밤을 보내실 분이나 사장님들은 01X-XX90-23XX로 연락주세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들에 올라와 있는 보도방과 남자도우미들의 구인구직 글이다. 도우미 일을 하면 단기간 내에 쉽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한 업주들과 그런 업주 혹은 여성들과 직접적인 연락을 주고받기 위한 남성 접대부들의 글과 사진들이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에 넘쳐난다.이는 ‘남자도우미들을 유흥주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가열된 경쟁 속에서 남성도우미들은 더욱 대담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게다가 남성도우미들에게 술시중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호래방’ 등은 호스트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평범한 여성들의 눈길을 끌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호스트바의 경우 남성 접대부 1명당 10여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하는데 반해 호래방은 남성도우미들에게 시간당 3만원만을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다.남성도우미 ‘규제 없는’ 현행법, 음성산업 부추겨
하지만 이 같은 불법 호래방 영업에 대한 경찰의 단속은 어려운 상황이다. 보도방 업주에게 “도우미를 보내달라”는 전화가 걸려 오면 약속장소로 도우미를 보내주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호도방(남성 보도방)’은 해당 장소에 단속반이 들이닥친다 해도 누가 손님인지 누가 도우미인지 조차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와 관련 한 경찰관계자는 “식품위생법상 접대부는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로 규정돼있어 현행법상 남성접대부를 고용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면서 “노출이나 음란행위 등 노골적인 퇴폐영업을 했을 경우에만 풍속법상 처벌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고나 첩보가 있을 경우에만 단속이 가능한 것이 지금의 갑갑한 현실”이라고 털어놓으며 “다만 19세 미만 청소년을 고용해 손님을 접대했을 때는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