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중세 농노…롯데리아=농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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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중세 농노…롯데리아=농노리아
  • 이선율 기자
  • 승인 2013.03.21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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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연대 ‘알바5적’시리즈 세 번째 “농노리아를 고발한다”

▲ 지난 21일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알바연대는 알바5적인 ‘롯데리아’를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였다. 가운데는 알바생을 상징하는 소가 머리 위에 햄버거를 올려놓고 힘겨워하고 있다.  <사진: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21일 오전 11시 소공동 롯데리아 본점 앞에서 알바연대는 “농노리아를 고발한다”는 주제로 외식업체 롯데리아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착취 문제점을 짚고 시급 인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주최자인 알바연대는 2월 28일부터 알바5적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번 ‘롯데리아’가 세 번째 알바5적이자 네 번째 기자회견이다.

최저임금만 받긴 너무 고된 노동…급식은 팔다 남은 햄버거 뿐 

퇴근 시간 어겨도 초과수당 없고 5시간 일하면 무급 휴식 30분

롯데리아는 1979년 한국본점을 처음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35년간 알바를 채용한 한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이다.롯데그룹 계열사에는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엔젤리너스 등 롯데리아 말고도 알바를 고용하는 수많은 프랜차이즈가 있다. 한국의 패스트푸드 1호점이 바로 롯데리아이고, 한국의 편의점 1호가 바로 세븐일레븐이다.알바연대는 롯데그룹을 두고 “최초로 대규모 알바를 고용한 프랜차이즈들이 바로 이 롯데그룹의 계열사인만큼 사회적 책임도 클 터인데 죽지 못해 사는 알바들의 문제엔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주식회사 롯데리아의 매출규모는 1조원을 넘어서고 있고, 세븐일레븐은 1조원, 바이더웨이 6300억원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알바가 매달 꼬박 일해도 쥘 수 있는 돈이 백만원도 안 되는 것에 비하면, 본사의 이익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문미현 활동가는 “본사는 이렇게 커져만 가는데 알바의 시급은 제자리”라며 “롯데리아는 35년간 알바를 고용했고 35년간 가장 낮은 임금만을 알바의 손에 쥐어주었다. 2004년 참여연대가 패스트푸드점이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것을 고발한 이후 롯데리아를 포함한 패스트푸드 업계가 법을 지킨다며 알바들에게 최저임금을 주기 시작했지만, 노동강도에 비히 시급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농노리아’는 유럽 중세 봉건사회 농노와 롯데리아의 합성어로 마치 농노와 다를 바 없는 노동강도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부려먹으면서 ‘딱 죽지 않을 만큼의 월급을 준다’며 롯데리아 알바 노동자들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쓰이는 유행어다.알바연대는 “롯데리아는 강한 노동강도로 알바 노동자들을 착취하기로 유명하다”며 “10년 전보다는 롯데리아가 법정 최저시급기준을 어느 정도 지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알바노동자들이 하는 일이 결코 시급 4860원받고 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알바연대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영구 좌파노동자회 대표는 “정말 20대에 가꾸어야 할 꿈과 희망을 알바 노동의 착취 속에서 잃어가고 있다”며 “18세기 무렵 산업혁명 초기에 벌어진 수탈과 착취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노예시대 때는 지배자들이 노예를 힘껏 부려먹고 3년이면 폐기처분했지만 알바노동자들은 2년은 커녕 6개월도 채우지 못한다”며 “최저임금 4860원은 롯데를 비롯한 거대 자본가들과 재벌들이 노동자들의 피를 뽑아 부를 축적하는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착취를 끝내기 위해서, 알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젊은 청춘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기 위해서 시급 1만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롯데는 그동안 착취한 엄청난 노동시간과 최저임금 문제, 불법부당한 고용의 모든 형태들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하고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농노리아들의 실제 현실

[캐**] 음 일한지 거의 1달 다되서 그만두게 되었다ㅠㅠ. 그 이유는 역시 일이 힘들어서..괜히 농노리아라는 소문이 가짜가 아니였어! 학생들을 최저임금주면서 정말 혹사시키는거 같음. 그리고 정시퇴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학생들이 알바를 하면 주로 밤10시에 끝나게 될 것인데. 알바를 처음하는 사람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다운작업 때문에 1시간이 늦춰지는 건 거의 기본이다. 그래도 주어지는건 10시까지의 임금.
 
[호***] 시급은 기본시급이고 급식도 버거밖에 못 먹는다. 오래한 사람들은 밖에서 밥 사먹을 수 있지만. 내가 하는 일은 신입 메이트의 일이 아니다. 아니 신입메이트의 일도 하고 계산대 보기, 디저트 튀기기 등등도 해야 한다. 돌아버리겠네. 정말 너무한 것 같다.

[비*] 기름 가는 게 장난 아니다. 후라이 기계가 3개가 있는데 180도가 넘어가는 기름을 기름 가는 기계에 붓고 청소하고 다시 기름을 붓는다. 더러워진 기름은 기름창고에 갖다놔야 하는데 이게 진짜 위험하고 힘들고 땀도 엄청 나서 이 일 너무 싫었다. 롯데리아 근무 특성상 10시 퇴근이면 절대로 10시에 갈 수 없다. 롯데리아 알바 비추다. 5시간 일하면 휴식시간이라고 30분 시급에서 빼고 퇴근시간 절대 안지키고 휴식시간에 자기들 집에 빨리가야 한다고 10분만에 햄버거 먹으라 해놓고 20분 무료노동 시킨다.

‘롯데리아’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상징하는 ‘일하다 지쳤소’란 이름의 소가 ‘농노리아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있다. <사진: 이선율 기자>

알바연대 이혜정 활동가는 지난 한주간 SNS와 전화 등을 통해 접수된 롯데리아 알바중이거나 알바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롯데리아는 패스트푸드점 중에서도 노동강도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그 이유로 롯데리아 내부의 계급구조, 수많은 전문용어, 타이트하게 짜여진 작업루트와 내용 등을 들었다.롯데리아는 사장, 점장, 매니저, 바이스매니저, 리더, 메이트라는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있다. 처음 롯데리아 알바를 시작하게 되면 피라미드 서열의 맨 꼴지인 메이트가 되어 롯데리아 매장 내의 모든일을 담당하게 된다.이들 메이트들(아르바이트생)은 홀 청소, 쟁반닦기, 화장실청소, 분리수거, 얼음채우기, 콜라뽑기, 계산대 업무, 주방일, 홀청소, 싱크대 청소, 살균, 설거지 서빙 부품정리, 하수구 정리, 기름 갈기, 음식 남은 거 정리 등 자질구레한 일을 모두 떠안는다.뿐만 아니라 4시간에 한번 있는 휴식시간에 점심은 항상 햄버거로 지급되고, 직급이 되는 사람만이 밖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 일은 제시간에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연장노동을 해도 시급이 더 나오지는 않는다.이 활동가는 “롯데리아의 일은 최저임금만 받고 일을 할만한 일이 아니”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리아는 최소한의 임금만을 주며 떳떳해 한다”고 꼬집었다.또 “알바 노동자들이 악 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최저임금을 최고임금이라 여기며 일을 한다”며 “어떤 임금을 받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시급 1만원 인상’위 당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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