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근무규정 위반 욕설 난무…지휘관 문책
최전방 GP에서 총기 난사로 장병 8명을 살해한 김동민(22) 일병은 범행 이틀전 범행을 결
심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육군 합동조사단은 20일 사고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김 일병이 범행 이틀전인 지난 17일
할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조사단장인 박철수 육군본부 인사근무처장(준장)은 "김 일병은 사전에 동료들에게 소대를
뒤집어 버리겠다는 얘기를 했고 현장 검증을 통해 그의 이런 생각을 확인했다"고 말해 김
일병이 부대원 전원을 살해하려했음을 시사했다.
병영 내무반에서 언어폭력 등 부조리가 존재하고 상급자가 하급자를 인격적으로 모욕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현역복무 부적합 병사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고 합조단은
설명했다.
지난 1월 14일 전입한 김 일병은 선임병들로부터 구타 및 신체적 가혹행위는 없었으나 빈번
한 인격 모독성 언어폭력 피해를 당했으며 범행을 결심한 다음 날인 지난 18일 오후 3시께
새끼야"라는 등의 폭언을 들었다.
신 상병은 같은 날 오후 5시에도 취사장에서 청소를 하던 김 일병에게 "X 새끼야, 고참이
물을 퍼내는데 보고 그냥 가냐"며 나무란 사실도 드러났다.
천모 일병은 선임병들이 평소 동료인 김 일병을 내성적인 성격과 행동이 느리다는 이유로
자주 질책했으며 이에 대해 김 일병은 GP에 투입된 뒤 "수류탄 까고 총으로 쏴 죽이고 싶
다"는 등의 폭언을 3~5회 가량 한 것으로 진술했다.
합조단은 부대원 16명을 대상으로 한 무기명 설문 조사 결과, 폭행 및 물리적 가혹 행위
는 없었으나 언어폭력이 있었다는 진술을 받아냈으며 응답자 중 4명은 선임병의 폭언이 심
했다고, 7명은 암기를 강요했다고 각각 응답했다.
합조단은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김 일병이 선임병 질책과 욕설 등 인격모욕에 앙심을 품
고 지난 17일 살해할 것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GP 경계 지침서를 임의로 변경하고 탄약 지급 및 반납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등 경계근무 기강이 문란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육군은 지휘 책임을 물어 해당 부대 및 상급부대 관련자들을 규정에 따라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홍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