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과거행태 책임통감...혁신하겠다" 읍소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래통합당이 4·15총선을 사흘 앞두고 "정권의 폭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고 유권자들에 호소하며 '72시간 투혼 유세'에 돌입했다. 잇달 막말 악재로 선거 막판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자 국민들에게 읍소하고 나선 것이다.
▮통합당 "정권 견제할 힘을 주시길" 호소
통합당은 12일 황교안 대표가 참석한 서울 청계광장 행사를 포함해 전국 곳곳에서 '4·15총선 전국 동시 대국민 호소'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고 72시간 투혼유세에 나섰다.
통합당은 21대 총선 통합당 후보자 일동 명의로 발표한 대국민호소문에서 "코로나 감염병 사태라는 국난을 이용한 자화자찬으로 문재인 정권이 지난 3년간 저지른 온갖 실정이 가려지고 여당이 독주하는 의회를 만든다면 이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저희 통합당에게 정권을 견제할 힘을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보시기에 저희들이 아직 많이 모자라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보수의 분열을 극복하고 중도까지 아우르는 통합을 했지만 혁신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과거의 체질과 행태에서 못 벗어나 국민을 걱정시키는 일도 근절하지 못했다"며 "이 점에 대해 책임 통감하고 있다. 혁신하고 또 혁신하겠다. 총선 직후부터 더 크고 더 근원적인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자랑스러운 기관차가 아무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게 할 수는 없다. 오직 대한민국의 경제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시고 통합당에 조금만 더 힘을 보태주시길 머리 숙여 부탁드린다"고 했다.
▮머리띠 두르고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 읍소
통합당의 위기감은 당내 간판급 인사들이 참석한 종로 행사에서 잘 드러났다. 청계광장 행사에 참석한 유력인사들은 단체로 "다시 한 번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읍소한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황 대표를 포함해 나경원(동작을)·오세훈(광진을)·진수희(중구 성동갑)·정양석(강북갑)·지상욱(중구 성동을)·이동섭(노원을)·이준석(노원병)·김웅(송파갑) 등의 후보가 참석했다. 또한 유승민 의원,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도 참석했다. 다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경기 수원 유세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머리에 '경제회복'라고 적은 핑크색 띠를 두르기도 했다. 머리띠를 두른 황 대표는 유세차에서 "나라의 주인이 국민인데 이 정권에는 국민이 없고 진영만 있다. 자기편만 있다.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되겠느냐"며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정말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 경제, 안보, 외교가 없어졌고 자유민주주의도 없어졌다. 우리가 그동안 소중히 여기던 이 세가지 가치가 다 무너지는 문재인 정권을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며 "이제 막아내야 하다. 막을 기회가 왔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 국민 여러분 똘똘 뭉쳐서 문재인 정권의 이런 무도한 정책을 막아내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위대한 대장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통합당, 똘똘 뭉쳐서 하나가 됐지만 아직까지 이 무도한 정권을 우리가 자신 있게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부족하다"며 유권자들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선거전 후반 잇단 막말 악재에 n번방 우왕좌왕
통합당이 총선을 사흘 앞두고 이같이 대국민 호소에 나선 것은 막말논란을 야기한 서울 관악갑 김대호 전 후보와 차명진 경기 부천병 후보의 막말 악재와 n번방 사건 폭로 관련 우왕좌왕 행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당초 주말 n번방 사건 관련 폭로를 하는 듯하다 입장을 바꿔 없던 일로 했다. 이를 두고 김종인 위원장은 황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n번방 사태 같은 정확한 확신도 없는 것을 자꾸 이야기하면 혼란스러움만 일으키고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는 짓"이라며 단속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다른 일은 못하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음으로써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