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영남 압승 수도권서 16석 확보에 그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21대 총선 결과 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180석을 확보한 거대여당이 탄생했다. 그것도 진보정당이다. 반면 중도를 표방한 정당들은 사실상 소멸의 길로 들어섰고, 보수정당은 영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 기반이 뿌리채 흔들리면서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다.
▮ 민주당, 수도권·충청·호남 장악
16일 총선 개표를 완료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253개 지역구 중 163곳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49석 중 41석, 인천 13석 중 11석, 경기 59석 중 51석 등 수도권 지역에서 대거 의석수를 확보했다. 또한 호남지역에서 무소속 1석을 제외한 27석을 싹쓸이했으며 충청에서도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다만 영남권에서는 7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17석을 합하면 모두 180석에 달한다. 시민당은 정당투표에서 미래한국당 34.18%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33.21%를 득표했다.
범여권 전체로 보면 190석으로 늘어난다. 정의당은 정당투표에서 9.54%를 득표해 비례 5석을 확보, 지역구 1석을 더해 모두 6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의 우호세력을 자처하고 있는 열린민주당은 정당투표에서 5.32%를 득표해 비례 3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친여 성향의 무소속 1석을 더하면 민주당은 우호적인 의석은 10석으로 늘어난다.
이 같은 진보 진영의 대약진은 중도정당의 몰락을 가져왔다. 현재 원내 3당인 민생당은 지역구는 물론이고 정당 선거에서도 의석 확보에 실패,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손학규 대표는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민생당 후보들은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간판을 달고 호남 지역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20대 총선 돌풍의 주인공인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도 이번 총선에서 비례 3석을 확보하는데 그치며 사실상 존재감을 상실하게 됐다.
▮ 통합당, 영남 기반 지역정당 전락
진보 진영의 팽창은 보수 정당의 영남 지역당 전락을 초래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지역구 선거에서 84석을 건지는데 그쳤다. 특히 대부분의 의석이 영남에서 나왔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지역에서 49석 중 사실상 강남벨트를 제외하고는 전멸했다. 경기 지역에서도 연천, 포천시 가평, 여주시 양평, 이천시, 용인시갑, 평택시갑, 분당 지역에서만 살아남았다. 인천 지역에서는 13석 중 중구강화·옹진군과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상현 후보 등 2곳을 제외하고는 전멸했다. 인천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7석, 새누리당(통합당의 전신)이 4석을 얻었고,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이 각각 6석을 나눠 가졌던 곳이다.
통합당은 사실상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참패한 것. 통합당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19석을 더해 겨우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넘겼다. 황교안 대표는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통합당의 참패는 지난 18대 총선 때 진보 진영의 대참패와 비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