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 패션업체 거리점포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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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패션업체 거리점포 장악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04.10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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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디자이너 매장 매출 급감...영세점포 보호대책 시급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대기업 계열의 패션업체들이 골목상권에 이어 ‘로드 숍’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 특색 있는 로드 숍들이 들어서 있는 신사동 가로수 길과 명동, 홍대입구 등지에 ‘제조 소매업체(SPA)’의 매장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들의 ‘편집 숍’으로 유명한 가로수 길에는 현재 스페인의 SPA브랜드 ‘자라(ZARA)’와 스웨덴의 ‘에이치앤엠(H&M)’을 비롯해 제일모직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등 21개의 매장이 들어섰다.

가로수 길에는 30m에 한 개 꼴로 SPA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명동과 홍대입구역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의 SPA브랜드 ‘유니클로’와 이랜드의 SPA브랜드 ‘로엠’ 등이 자리를 잡았다. 로엠은 올해 중으로 국내 주요상권 10여곳에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특히 명동은 한 개의 SPA브랜드가 여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바람에 거의 포화상태 수준이다.

‘자라’는 명동에서 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에이치엔앰’과 ‘에이랜드’, ‘스파이시칼라’는 각각 2개의 점포를 열어놓고 있다.

또 이랜드도 ‘스파오’와 ‘미쏘’, ‘디아’ 등 총 5개의 SPA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홍대입구역 일대도 SPA브랜드로 즐비하다.

홍대입구역 앞에서 홍익대 인근까지는 지난 2009년에 유니클로 매장이 개점한 데 이어 이번달에 에이치앤엠까지 입점하는 등 모두 7개의 SPA브랜드가 들어섰다.

롯데쇼핑은 유니클로 국내법인(FRL코리아)의 지분 49%와 자라 국내법인(자라리테일코리아)의 지분 20%를 갖고 있다.

FRL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049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에 비해 53.9%나 상승했다.

자라리테일코리아도 지난 2011년에 167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규모 패션 매장과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들이 운영하는 편집 숍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SPA브랜드와 해외 SPA브랜드가 가격할인과 경품행사 등 각종 이벤트로 각축전을 벌이는 동안 애꿎은 소규모 패션 매장들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상권 진입으로부터 영세 점포들을 보호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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