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국내 재래콩 종자의 추출물에서 피부주름, 알코올성 지방간, 아토피 피부염 등을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 연구에서 한국 고유의 콩 핵심집단을 활용해 세 가지 기능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SCEL-1(에스셀원)’ 품종을 개발하고, 특허등록과 기술이전을 마쳤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 농생물게놈활용연구사업단(문중경 단장) 과제로 지난 2017년 콩 신소재 발굴 및 정밀 유전체 육종을 위해 재래콩과 야생콩 등 국내외 유전자원 4300여 점의 유전체를 분석해 816점을 선발, 한국 고유의 콩 핵심집단을 구축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천연물연구소는 상용화지원사업으로 초고속생리활성탐색시스템을 이용해 콩 핵심집단 추출물에서 유효성분을 탐색하고 효능을 규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SCEL-1’은 검정색 소립의 쥐눈이콩 계열로, ‘동의보감’에는 쥐눈이콩이 ‘약콩으로서 혈과 독을 풀어준다’고 기록돼 있다.
‘SCEL-1’에는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 계열 항산화성분(3종)이 일반 쥐눈이콩 대비 최대 20배 높게 함유돼 있다.
‘SCEL-1’은 일반 쥐눈이콩과 달리 종자가 납작한 형태이며, 100알의 무게가 9.4g인 소립종으로 10아르(a)당 270kg 정도 생산된다. 재배 적지는 항산화물질 함량을 기준으로 볼 때 위도와 해발이 높은 경기도 파주, 강원도 평창 등으로 확인됐다.
‘SCEL-1’ 추출물을 이용한 세포 및 동물 실험을 통해 피부주름, 알코올성 지방간,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개선 효과를 검증했다.
자외선 처리로 피부노화를 유도한 쥐 실험 결과, ‘SCEL-1’ 추출물 섭취군에서 섭취하지 않은 군에 비해 주름이 17% 감소됐고, 콜라겐 양은 76% 증가했다. 일반 검정콩(‘청자3호’)과 쥐눈이콩(‘원흑’)을 비교했을 때도 ‘SCEL-1’의 콜라겐 생성 효능이 15%p∼17%p 우수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도한 쥐 실험의 경우 ‘SCEL-1’ 추출물을 섭취했을 때 혈중지질이 무처리에 비해 30% 감소됐고, 알코올로 거대화된 지방간 조직의 병변 부위가 에탄올 섭취군에 비해 25% 줄어들었다.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쥐에서도 ‘SCEL-1’ 추출물을 도포했을 때 대조군에 비해 약 40% 정도 염증이 감소했다.
이는 지방간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실리마린이나 염증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약물인 덱사메타손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써 앞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치료제 원료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식량과학원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SCEL-1’ 품종과 기능에 대해 각 3건의 국내와 해외 산업재산권을 출원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중개로 지난 18일 산업체와 전용실시의 기술이전 체결식을 가졌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농업분야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들이 산업체에서 실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번 기능성 콩 ‘SCEL-1’ 관련 기술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국유특허 전용실시권 입찰을 통해 산업체에 기술이전 됐다.
산업체는 ‘SCEL-1’을 이용해 일반식품을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 및 기능성 화장품 등으로 제품 개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술이전에 따라 ‘SCEL-1’ 종자는 기술을 전용실시 받은 산업체와 계약된 농가에서만 재배할 수 있으며, 일반 농가에는 보급되지 않는다.
국립식량과학원 김상남 원장은 “SCEL-1 개발을 통해 앞으로 콩을 비롯한 식량작물의 기능성 자원 개발 연구를 더욱 확대하고 부가가치 증진과 관련 산업을 활성화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윤석진 원장직무대행은 “우수한 농업 자원의 기능성 응용 연구를 적극 지원해, 농업의 반도체라 불리는 종자산업의 미래의 핵심가치가 잘 구현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