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TO 韓日분쟁서 日 편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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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TO 韓日분쟁서 日 편들어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8.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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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본부. 사진=EPA통신
WTO 본부. 사진=EPA통신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제한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과 관련, 미국은 '일본의 안보 조치는 WTO 심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일본 측의 손을 들어주는 발언으로, 향후 한일 수출규제 분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일 WTO 홈페이지에 게재된 회의록 요약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열린 WTO 분쟁해결기구(DSB) 정례 회의에서 미국 측은 "오직 일본만이 자국의 본질적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출규제가 한 국가의 안보 조치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3국인 한국이 WTO에 제소하거나 WTO가 이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측은 그러면서 한국의 이번 제소에 대해 "70년간 피해온 안보 관련 사안 불개입 (입장)을 곤란에 빠뜨리고 WTO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이번 발언이 일본이라는 특정 국가를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안보 조치를 WTO가 심리할 수 없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은 오래전부터 국가안보 관련 무역 분쟁을 WTO가 심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고 이번 회의에서 한 발언도 그 연장 선상으로 볼 수 있다"며 "한일 수출규제라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일본 편을 들거나 지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WTO의 기존 판례는 미국의 입장과 관계없이 이런 분쟁에 대해 WTO가 심리할 수 있다고 봤다"며 "한일 수출규제 문제에 미국 측 태도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이 WTO 공식 회의 석상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이 이례적이라며 앞으로 한일 수출규제 분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미국이 일본을 지지한다고 표명하고 한국에 WTO 제소 대신 정책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라고 압박한 것"이라며 "WTO를 통한 대일 압박에 중대한 변수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공식 회의 석상에서 미국이 특정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한 것은 기존의 움직임을 넘어서 직접 개입하려는 의도"라며 "자국 안보와의 관련성을 주장하면서 한일 간 소송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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