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근혜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국가들이 환경과 재난구조, 원자력 안전, 테러 대응 등 연성 이슈부터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고 점차 다른 분야까지 협력의 범위를 넓혀가는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6번째로 행한 이날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미 양국이 주도해 북한에도 문호를 개방, 환경 등 비정치적 사안에서부터 시작해 북핵 등 안보현안으로 대화의 단계를 높여가는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일명 서울프로세스)을 공식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30분간 영어로 진행된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체제 구축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의 기여 등 3가지를 한미 공동비전과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미래 아시아의 새 질서는 역내국가간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정치ㆍ안보협력은 뒤쳐진 소위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이러한 도전의 극복을 위한 비전으로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여기에는 북한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새로운 협력 프로세스를 만들어나가는데 한미 양국이 함께 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과 관련해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국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과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도발은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기반 구축을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북한이 도발로 위기를 조성하면 일정 기간 제재하다가 적당히 타협해 보상해 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그러는 사이 북한의 핵개발 능력은 더욱 고도화되고 불확실성이 계속돼 왔다. 이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지도부는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며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바로 국민 삶의 증진과 국민의 행복이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는 방향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한다"고 북한의 선제적 변화를 압박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과 관련, "소중한 한미동맹은 공동의 가치와 신뢰를 바탕으로 지구촌 곳곳에서 협력의 벽돌을 쌓아가고 있다"며 한미 FTA가 한미동맹을 경제를 포함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간 현안인 원자력협정 개정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선진적이고 호혜적으로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된다면 양국의 원자력 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회의 협조를 요청했으며, "저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유지해 나가면서 DMZ(비무장지대) 내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