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정부가 코로나발 실업대란 대응으로 취약계층 일자리 보호를 최우선시 하고 있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첨단 제조업 등 지식산업 일자리를 우선 지켜야 한다는 정책 제언을 하고 나섰다. 첨단 제조업 등이 고용승수 효과(한 산업의 고용 증가가 전체 산업의 고용 증가를 유발하는 것)가 뛰어나다는 이유에서다.
21일 발표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충격의 양상과 정책적 시사점' 제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9월)에만 코로나로 인해 82만6000개(전년 동월 대비)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코로나로 인한 일자리 감소 규모는 3월(-91만5000명), 4월(-108만4000명), 5월(-91만9000명), 6월(-74만7000명), 7월(-67만8000명), 8월(-57만3000명) 등으로 4월 이후 감소하던 추세가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9월 이후 다시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종관 KDI연구위원은 전체 일자리를 교역산업 일자리와 지역서비스업 일자리로 구분했다. 지역서비스업은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등이며, 교역산업은 다시 지식산업과 전통 교역산업으로 나뉜다. 전통 교역산업은 농림어업과 광업, 전통 제조업을 가리킨다. 지식산업은 첨단 제조업과 정보통신업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중이 큰 일자리는 지역서비스업(2019년 4분기 기준 71.1%)이지만 대부분 교역산업에서 비롯된 수요로 창출된 일자리로, 가장 고용승수 효과가 높은 것이 지식산업이란 설명이다. 지식산업에서 일자리 1개가 생기면 지역서비스업 일자리 3.2개가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승수 효과가 큰 교역산업은 중장기적인 일자리 창출의 주요 동력으로 일단 사라지면 단기간에 다시 생기기 어렵다고 한다. 이로 인해 교역산업에서 실직자가 급증할 경우 경기 회복이 지체되고 중장기적인 일자리 창출 여력도 저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첨단 제조업 등 고용승수 효과가 뛰어난 교역산업을 우선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교역산업 일자리 감소는 지역서비스업에도 그 충격이 미치는 만큼 일시적 충격으로 기업이 파산하지 않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라며 "고용유지지원금도 양질의 교역산업 일자리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위기가 종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지역서비스업의 고용충격과 관련해서는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등 고용 취약계층에 재정을 지원해 소득 감소를 보조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