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국회의사당이 자리하고 있는 여의도가 다시 여야 정당의 핵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영등포 당사를 철수하고 여의도에 규모가 축소된 당사를 마련하는 당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난 수년 간의 영등포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여의도로 복귀하는 셈이 됐다.
민주당은 지난 2004년 3월 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불법대선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호화당사’ 비판을 피해 영등포시장 내 옛 농협 청과물공판장 자리로 당사를 옮겨 9년 동안 활동했다.
현재의 영등포 당사는 국회와 그다지 멀리 떨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여의도를 벗어나 있다 보니 의원들이 찾기가 어려워 활력이 떨어지고 불편하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보다 앞서 여의도에 둥지를 튼 새누리당도 여의도를 떠난 적이 있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지난 16대 대선에서의 이른바 ‘차떼기’ 대선자금 수수가 드러나자 2004년 당사를 매각하고 ‘천막당사’로 이전한 적이 있지만, 그래도 여의도를 떠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강서구 염창동으로 당사를 옮겨 2007년 여의도로 돌아오기까지 3년여를 여의도 외곽에 머물러야 했다.
당시 염창동 당사는 현재의 민주당사와 비슷하게 국회에서 승용차로 10여 분밖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심리적 거리’가 멀어 당직을 맡은 의원 외에는 거의 찾지 않는 ‘절간’과도 같은 곳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군소 정당 중에선 진보정의당도 국회의사당 길 건너편에 자리 잡고 있어 동작구 대방동에 당사를 둔 통합진보당을 제외하고 주요 정당의 당사는 모두 국회 주변에 모이게 됐다.
이에 따라 여의도는 다시 한번 명실상부한 ‘정치 1번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각 당이 원내 중심의 정치를 표방하고 있어 당사가 국회와 멀어지면 불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요 정당의 당사들이 다시 여의도로 이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