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민지 기자] 새누리당은 국가정보원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와 관련,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장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따지면서 민주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국회 논의는 정상회담이 있었던 노 전 대통령의 NLL 입장이 명확히 된 마당에 여야가 (NLL에 대한 입장을) 정립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차제에 6월 국회에서 NLL에 대한 여야의 분명한 공동선언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그간 ‘NLL은 수호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번 피력한 바 있는데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NLL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이 훌륭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것이 민주당의 입장인지, 그렇다면 서해평화협력지대에서 NLL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이후 여야가 입장차만을 확인하는 등 남남갈등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면서 “민주당은 NLL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입장과 같은지, 다른지 분명히 국민 앞에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들 가운데 노 전 대통령 발언과 관련, 그가 앞장서서 이적행위를 했다며 ‘반역의 대통령’이라고 맹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이 심심할때 읽어보시라며 김정일에 보고서를 줬는데 이 보고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핵, 개성공단, 남북경협 등 현안문제에 대해 각 부처에서 작성해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가기밀문서”라고 밝혔다.
심 최고위원은 “어떻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반국가단체 수괴에게 국가기밀을 통째로 진상하다니 지구상에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느냐”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이적행위 한 것이고 국기문란의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NLL 포기선언과 다름없는 ‘위원장과 인식을 같이 한다’, ‘NLL을 바꿔야 한다’는 등의 (노 전 대통령의) 표현은 적 앞에서 영토를 포기한 것”이라며 “이것은 대통령이 지켜야 할 헌법상 책무를 망각하고 포기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김정일 위원장이 자주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먹고 살기 위해 이렇게 했다’고 발언한 것은 모든 국민을 굴욕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것들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노 전 대통령은 반역의 대통령이라고 규정지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국정원의 남북회담 회의록 공개가 국익에 우려를 줄 수 있는 일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의화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발언 문제가 크다. 정상회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대통령의 뜻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원수로서 금도를 벗어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회의록을 공개한 것도 국익에 우려를 줄 수 있는 일”이라며 “과거의 일로 미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되고 슬기롭게 이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경필 의원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가 국익에 부합했는지는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