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정부가 2일 국무회의를 열고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의결했다. 이번 추경은 총 19조5000억원 규모로, 재원 마련을 위해 10조원에 가까운 적자국채를 발행한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원로 늘어나 연내 1000조원 돌파가 유력해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역시 48.2%로 증가, 50%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재정당국은 재정건전성을 위한 증세론에 대해서는 "국민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추경안은 기존 본예산 4조5000억원에 추경 15조원을 더한 것이다. 15조원의 추경은 소상공인과 고용취약계층 564만명에 긴급 피해지원금 8조1000억원을 지원하고, 긴급 고용대책으로 81만명에 2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또 코로나 백신 구매와 접종 등 방역예산 4조1000억원이 포함됐다. 기존 본예산 4조5000억원의 경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22만명에 2조5000억원, 14만명에 대한 고용지원에 1조8000억원, 10만명의 저소득층 지원에 2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번 추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3월초에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게 된 것은 코로나로 인한 민생과 고용 위기가 어느 때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대응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5조원의 순수 추경 가운데 9조9000억원을 국채발행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본예산 당시 956조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이번 추경으로 965조9000억원에 달하게 됐다. 나머지 5조1000억원은 세계잉여금(2조6000억원), 한국은행 잉여금(8000억원), 기금여유재원(1조7000억원) 등 가용 재원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연내 추가적인 재난지원금 지급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안에 국가부채는 10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또한 올해 본예산(47.3%)에서 0.9%포인트 가량 상승한 48.2%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1.0%와 올해 성장률 전망치 3.2%를 반영한 수치다. 국가채무비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40%를 지난해 1차 추경 때 돌파한 데 이어 이번 추경으로 50%에 육박하게 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브리핑에서 "15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증세 문제는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며 "증세는 복지 수준과 국민 부담 정도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나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으로 세입 충당을 위해 탈루소득 과세 강화, 비과세 감면제도 정비 등 행정부 내부 조치들을 최대한 수행할 것"이라며 "재정지출의 효율화도 포함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