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건설업을 비롯해 페인트·시멘트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제시해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업 지수는 전날 종가기준 685.18을 기록하며 최근 한 달 새 11.9%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이달 7일 GS건설 주가는 0.83%(350원) 상승한 4만2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새 18.47% 상승했으며, 전년 동기간(4월7일) 종가 2만650원 대비 106.54% 오름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 주가도 15.24% 상승한 것으로, 대우건설(16.94%), HDC현대산업개발(13.95%) 등 주요 대형 건설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 건설자재업종인 시멘트·페인트 등 관련기업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시멘트 대표주인 한일시멘트는 한 달 새 33.05% 급증했다. 삼표시멘트(20.57%), 고려시멘트(13.30%) 등도 일제히 올랐다. 같은 기간 노루페인트도 48.35% 급증했다. 삼화페인트(27.65%), 조광페인트(18.67%) 등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재보선 승리로 오 당선인이 서울시정을 맡게 되면서 서울시 주택 건설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건설사들에 호재로 작용해서다.
국민의힘은 공약순위 1순위로 스피드 주택공급을 내세웠다. 서울시 주거지역 용적률, 2종 일반 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를 완화하고,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 등을 폐지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총 36만호의 주택 공급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공주택 총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저층주거지 재개발과 노후 아파트단지 재건축 활성화, 한강변 층고 제한 완화 등을 공약으로 담았다. 이 때문에 건설업 주가가 한 달 새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용적률 확대, 5년간 36만호 주택 공급, 한강변 35층 제한 폐지 등을 토대로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그 과정에서 공공보다 사업을 탄력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민간 건설사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업종 중에서도 재건축, 재개발 비중이 높은 GS건설의 수혜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분양이 가파르게 증가한데 이어, 올해에는 창사 이래 최대 분양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1분기 분양공급은 5497세대로 연초 계획(2만8651세대)의 19%를 달성하며 호조를 나타냈다. 올해 분양공급 목표가 3만세대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시공사 중에서 대표적 정비사업 강자인 GS건설과 현대건설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말 현대건설 주택 수주잔고(별도기준) 22조4900억원 중 재개발이 32%, 재건축이 30% 비중이고, GS건설은 정비가 50% 가량 비중을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표가 100% 완료된 결과, 오세훈 후보가 57.5%(279만8788표)를 득표하며 당선됐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39.18%(190만7336표)보다 18.32%포인트 앞섰다. 두 후보 간 표차는 89만1452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