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험사와 MOU체결...맥쿼리 지분 매각할 듯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가 지하철 9호선의 새 투자자로 나설 전망이다.17일 보험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시는 메트로9호선과 실시협약 변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화생명, 교보생명, 흥국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과 신규 민간투자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간 요금인상 문제 등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온 기존 최대 주주 현대로템 컨소시엄(25%)과 맥쿼리한국인프라펀드(24.53%)는 지분 전량을 매각할 예정이다. 지분매각 대금은 투자 원금에 미래에 거둘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더해 받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시 측은 “메트로9호선이 다양한 조합의 신규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수익률이나 시행시기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지난 5월 30일 서울시가 메트로9호선과 운송요금 인상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요금 결정권을 서울시로 이전하고 공익을 위해 실질사업보장률을 4%대까지 낮출 것이라 공언한 만큼, 맥쿼리와 기존에 맺었던 실시협약 조건의 변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05년 서울시는 메트로9호선에 연 8.9%의 수익률을 보장해주고 사업시행자가 일정 범위에서 운임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징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맺은 바 있다.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서울시가 기존 구조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으로 바꿔 투자자들이 운임결정권 등에 간섭하는 것을 막고, 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익률은 채권금리 수익률을 고려한 4~5%대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보험사들은 수익률이 지난 실시협약 조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저금리 시대인 만큼 여전히 좋은 조건이라는 입장이다.한화생명 관계자는 “원금보장이 되는 상황에서 연 4%대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최저 10년, 평균 20~30년의 장기 계약인 만큼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이번 9호선 투자 관련 MOU체결 배경을 밝혔다.한편, 안정적 수익 확보라는 장점 외에도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에 참여하는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 산정방식을 위험계수를 없애는 방향으로 개선한 만큼, 여타 SOC사업에도 대형 보험사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특히 지난 16일 주주 교체가 완료된 용인경전철 사업의 경우 교보생명이 교직원공제회 등과 공동으로 약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용인시와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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