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발언에 2030세대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여당이 다급히 가상자산 법안 발의에 나섰다. 이른바 이는 ‘코인 민심’을 달래지 않으면 내년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여권 내부의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재보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린 청년들은 최근 가상화폐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상반기 안에 가상자산 거래소가 신규 코인을 상장할 때 백서를 공시하고, 예치금을 별도 계좌에 관리해 거래소 파산 등의 문제가 생겼을때 고객을 보호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투자자 실명 확인을 통한 자금세탁방지와 시세조작 시 처벌 조치 등이 담긴다.
같은 당의 김병욱 의원도 이달 안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업법을 발의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비공개지만, 가상자산이 제도권 안에서 관리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앞서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업권법의 필요성 등을 논의해왔다.
가상자산 과세를 건드리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투자자는 보호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걷는 것에 국민 비판이 높은데 따른 것이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이 아닌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주식 매매 차익과 은행 이자 등을 합해 가상자산 거래 소득이 5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세금을 내지 않는 식이다. 해당 법안은 현재 법제실 검토 단계를 거치고 있다. 이르면 6월 내 발의될 전망이다.
입법을 통한 제도화가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정치권과 달리 정부 분위기는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해 소극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부정적인 정부 기조로 2018년 발의된 가상자산 법안은 모두 폐기됐다. 앞서 가상자산 붐이 일던 2018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가상화폐업에 관한 특별법안’을,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대표로 ‘암호통화 거래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모두 정부가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미루면서 흐지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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