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 사업 호조로 2분기 실적 개선 기대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해상에 이어 항공 화물운임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운임 수혜를 톡톡히 누려온 대형항공사(FSC)는 올해 2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8.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통계 이후 최고치다.
항공 화물운임은 지난해 1월 1㎏당 3.14달러에 불과했지만, 같은 해 5월부터 1㎏당 7.73달러까지 급등한 뒤 연말까지 고운임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5.48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약세를 보이다 2분기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 화물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가 빨라진 데다 해상 운송 운임 폭등과 컨테이너선 부족 등으로 일부 수요가 항공 운송으로 이전된 영향 때문이다.
화물운임이 오르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작년부터 화물 운송을 확대해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운임 상승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전년 대비 108%, 아시아나항공은 83%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 124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2분기 깜짝 실적이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량은 2개월 연속 40% 이상 증가했다”며 “2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2배 이상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화물운임 상승세에도 2분기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LCC들은 전체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절반이 넘는 금액이 화물 부분에서 나왔지만 진에어는 2.81%,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0.67%, 0.54%에 불과했다.
또 FSC보다 보유 기종이 작다보니 대규모 물량 수송이 불가능해 톤(t)당 수익이 낮은데다 노선이 중·단거리 중심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물기가 없는 LCC는 여객기 화물칸(벨리 카고)에 화물을 탑재해 여객기를 운항할 때 화물을 함께 운송했지만,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화물 운송량이 코로나19 이전의 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항공산업이 하반기부터 백신접종과 맞물려 본격적인 회복 조짐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정책의 초기 혼선에도 불구하고 접종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며 “그만큼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는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고, 이는 해외여행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물론 노선 수가 아직 부족해 여객 흑자전환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되지만, 예약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 현금흐름 손익분기점(BEP)은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