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전라남도 고흥군 풍양면 야막고분에서 출토된 삼국 시대의 갑주의 전통 재현품을 28일부터 공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고흥의 고흥만이 내려다보이는 구릉의 정상부에 자리한 야막고분에서 5세기 초 유물로 보이는 갑옷과 투구가 출토된 바 있다. 발견 당시 갑옷의 구성품인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 갑옷의 판갑은 세워져 있었고, 어깨를 보호하기 위한 갑옷의 부속구 견갑, 목과 가슴부분을 보호하기 위한 갑옷의 부속구 경갑 그리고 투구는 옆으로 뉘어진 채 확인됐다.
이번에 재현한 갑옷의 종류는 가로로 긴 철판과 삼각형 모양의 철판에 구멍을 내고 사슴 가죽끈으로 연결해 만든 대금계판갑(帶金系板甲)과 삼각판혁철 충각부주(三角型板革綴 衝角附冑, 투구)로서, 왜계(倭係) 갑주(甲冑)에 해당한다.
대금계판갑(帶金系板甲)은 가로로 긴 철판을 틀로 하여 그 사이에 삼각형이나 직사각형의 철판을 가죽끈이나 못으로 연결하여 만든 것을 말한다. 삼각판혁철(半圆板革綴)은 삼각형 철판을 가죽끈으로 이어붙인 형태의 갑옷이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유물의 제작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현미경 분석과 엑스선 투과 분석, 3차원 레이저 스캔, 재질 분석과 같은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한 끝에 긴 시간 부식되고 녹아버린 각각의 지판과 부속물들의 연결순서와 매듭방법을 퍼즐조각처럼 맞춰냈다. 투구에는 머리 장식으로 새의 깃털을 달았던 흔적과 볼가리개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재현품은 2mm두께의 철판에 다섯 번의 옻칠을 하여 재현했다. 갑옷 무게는 4.4kg, 투구 무게는 1.6 kg이며, 재현품으로 추정해본 갑옷 주인이자 고흥 야막고분의 피장자는 키가 약 160 cm로 비교적 작은 성인 남자로 판단된다.
한편, 유물의 재현품 연구와 함께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삼국 시대 갑옷과 투구 만들기 손수제작물(UCC) 공모전'을 기획해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종이 갑옷과 투구를 제작해 나주지역의 11개 초등학교 694명의 학생과 함께하는 체험행사를 지난 4월에 진행했다.
이어 공모전 수상학교에 찾아가는 전시인 ‘날 찾나연(날마다 찾아가는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을 6월 28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한다. 또한, 갑옷 재현품 제작과 관련한 연구 보고서도 연말에 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