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분지지형으로 타 시·도에 비해 유독 여름철 기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구에서 여름 더위를 지내면 대한민국 어디를 가더라도 여름을 쉽게 견딜 수 있다'는 말이 설득력있을 정도로 대구는 타 시·도에 비해 무덥기로 유명하다.
이에 대구시는 이같은 현상 해소를 위해 지난 1996년부터 '푸른대구 가꾸기'와 '시민과 함께 그린시티 조성'이라는 슬로건으로 나무 심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차 '푸른대구 가꾸기 사업'으로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며 2차 사업 당시인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지난해는 '시민과 함께 하는 그린시티 조성' 사업을 실시하며 118만8000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올해는 133만5000그루의 나무를 더 심을 예정이다.
하지만 대구시가 '찜통더위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여름철 기온 변화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가 1차로 실시했던 나무심기 사업의 해인 2006년의 7월과 8월의 낮 평균기온은 27.7도와 31.3도였으며 2차 사업의 마지막 해인 2011년 7월과 8월의 낮 평균기온은 31.3도와 30.3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의 7월과 8월의 낮 평균기온은 32.1도와 32.4도인 것으로 조사돼 대구시가 나무심기 사업을 펼치고는 있지만 낮 기온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과학원의 연구원 등에 따르면 실제로 나무는 여름철 뜨거운 공기를 흡수하고 제 몸에 있는 새로운 공기를 내뿜어 여름철 기온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나무는 태양에서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나뭇잎이 튕겨내 도시의 뜨거운 아스팔트 도로나 인도 등에 직접적으로 직사광선을 받지 않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지열을 약화시켜 기온을 낮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지만 도심에서는 잘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산림과학원의 김래현 박사는 "나무를 많이 심으면 기온이 내려가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확실히 나타나지만 도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에 심어져 있는 나무는 대부분 가로수들이다. 가로수들은 숲에 있는 나무들처럼 우거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태양에서 나오는 직사광선을 튕겨 내거나 흡수 하지 못해 직사광선이 그대로 아스팔트 도로 등 위에 떨어져 기온이 상승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특히 대구시내의 기온이 유독 높은 이유는 관할 구청 등이 해마다 겨울철과 이른 봄철에 실시하는 가지치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관할 구청 등은 가로수의 가지가 전선접촉 등에 의한 화재나 태풍에 의해 쓰러지는 것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마다 여름철이 다가오기 전에 가지치기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가지치기가 무분별하기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지를 자르지 않아도 화재나 태풍 등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재생식물협회 한 관계자는 "도심의 가로수는 잎의 양이 많아 탄산가스 흡수 및 산소배출 등 대기오염 정화가 크고 복사열 흡수, 습도조절 등으로 열섬효과를 방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처럼 가로수의 가지를 무분별하게 마구 잘라내면 이미 있는 가로수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