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커지자 전향적 자세…“전임자 추진 사항으로, 해결방안 모색하겠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서울시가 압축천연가스(CNG)충전소 기존 사업자들을 일방적으로 외면하는 행정을 몰아부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은 최근 천연가스 기반 시내버스 ‘CNG충전소’를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은평공영차고지 CNG충전소, ㈜코원에너지서비스 강동 CNG충전소 사용 허가 종료를 공고했다. 이에 사업자들은 서울시가 과거 CNG 충전소 도입 당시 자신들이 들인 비용과 노력을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사업권 양도를 요구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CNG버스와 충전소는 2000년 초에 정부가 대기환경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도입했다. 당시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기질 개선 목소리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사업자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권유로 부대시설을 건축해 서울시에 기부하고, 사업 초기 막대한 설비 투자와 운영적자를 감수하고 CNG충전소 사업을 떠 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장기적인 사업권을 보장받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금까지 매 3년마다 해오던 사용계약을 종료하고 갑자기 계약종료를 통보했다. 서울시는 공영차고지내 기존 사업자들의 수의계약이 특혜성 소지가 있다는 서울시의회 감사지적을 이유로 공영차고지 관리에 관한 최근 조례 개정안에 따라 사용, 수익 갱신계약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CNG충전소 사업 운영권을 운수업체에 양도함으로써 운송적자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업자들은 특혜 소지가 얼토당토않은 억지주장이라고 반발한다. 서울도시가스 관계자는 “서울시의회의 감사 당시 지적사항 내용은 다른 사안을 지적한 것이고, 서울시가 주장하는 일부 특정 사업자의 특혜성 의혹은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시내버스 운송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CNG충전소 사업 운영권을 운수업체에게 넘기겠다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운송업계에 따르면 대중교통체계가 지하철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수송분담율과 일일 이용객수 감소로 준공영제 시행 이후 서울시는 매년 2000억~3000억원 이상의 운송적자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수업체들은 매년 순이익을 내면서, 배당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서울시 운수업체들이 적자경영을 하고도 서울시의 재정 지원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고,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내버스 방만 경영 실태는 최근 감사원이 '지방자치단체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실태' 감사를 진행하는 등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급기야 서울시는 CNG충전소 운수업체 양도가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아예 새로 지어 직접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는 혈세낭비 논란과 시설민원이 빗발칠 것이 뻔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시설공단을 통해 나간 공문과 내용은 사실이나, 해당 업무를 추진했던 조직이 교체되면서 전임자 때 추진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늦어도 9월 안에는 3자 협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