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가격 큰 차이 없다면 편하고 쉽게 구매하는 것 선호
쿠팡 ‘새벽배송’·네이버 ‘높은 적립률’·11번가 ‘쉬운 해외직구’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쿠팡, 네이버, 11번가와 같은 이커머스 업계들이 경쟁하듯 구독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쿠팡은 ‘무료 새벽배송’, 네이버는 ‘높은 포인트 적립률’, 11번가는 ‘해외직구 무료배송’ 등 각 업체들은 타겟 고객층을 명확히 잡고, 그에 맞는 충성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소비자들은 100원이라도 저렴한 곳을 발품 팔아 가격 비교하며 구매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의 큰손으로 떠오른 소비권력 MZ세대(밀레니엄+Z세대)는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 본인의 시간을 들여 비교할 필요 없이 업체가 엄선한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커머스 업체는 이런 고객을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소비자 입맛에 맞는 혜택을 제공하며 구독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커머스 구독서비스 시장에서 시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쿠팡과 네이버 그리고 SK텔레콤의 자회사인 11번가이다.
먼저 쿠팡은 지난 2018년 10월 월구독료 2900원인 ‘쿠팡 로켓와우’ 구독서비스를 출범했다. 로켓와우를 구독한 고객에게는 로켓배송 상품의 무료배송과 함께 30일 내 무조건 무료반품의 혜택을 제공 중이다. 해외직구 무료배송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지만, 최근 아마존과 손잡은 11번가에 비해 상품의 규모는 적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 론칭한 OTT인 쿠팡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혜택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서비스를 출범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구독한 고객은 무료배송보다는 높은 포인트 적립률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해당 구독서비스는 무료 새벽배송처럼 빠르게 배송을 받아야 하는 고객보다 일반적인 택배 배송으로 배송받으며, 기존의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월 구독료는 4900원이며 연간 멤버십은 월 3900원이다. 기본 혜택은 쇼핑시 네이버페이 5% 적립되고, 이달의 쇼핑 상품의 경우 3%가 추가로 적립이 된다. 이외에도 ‘티빙’이나 ‘웹툰·시리즈용 쿠키’, ‘시리즈 온 영화’라는 3가지 서비스 항목 중 1가지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자체 유료멤버십 ‘올프라임’을 운영했던 11번가는 지난해 11월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고 지난달 31일 아마존과 손잡고 ‘T 우주’라는 구독서비스를 출범했다. 월 구독료는 미니는 4900원, 올(ALL)은 9900원이다. 기본적인 혜택으로는 11번가 3000포인트 제공, 아마존 해외직구 무료배송 및 1만원 할인쿠폰 등이 있다.
해당 구독서비스는 배대지(해외 직구 배송 대행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영어를 하지 못해도 해외직구가 가능하다. 그리고 월 구독료를 내면 해외직구로 100원짜리 상품을 구매해도 배송비가 무료다.
조금 더 편리하게 해외직구를 하고 싶어하는 MZ세대는 물론 건당 만원대가 넘는 해외배송비가 부담스러웠던 고객들, 그리고 해외직구가 어렵게 느껴졌던 기성세대까지도 쉽고 편리하게 해외직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1번가는 지난달 ‘T·우주’를 런칭할 당시 수익성보다는 현재 고객 확보를 우선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네이버와 쿠팡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커머스 구독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한 만큼 후발주자로서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본인들이 타겟으로 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구독서비스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자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먹거리부터 생필품까지 다양한 구독서비스가 나오고 있다”며 “이커머스와 마찬가지로 모든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 아닌 특정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형태를 보이는 고객들을 겨냥해 대량 구매시 할인을 제공하던 마케팅 방식을 변형해 고객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