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입 → 민간 재개발' 부동산 수요 키워드 변화 조짐
△시장 및 경기흐름 △성장지역 △투자가치 등 보유주택 유형별 맞춤 전략 필요
무주택자 '청약·매매', 1주택자 '자산 교체', 다주택자 '물량 축소' 추천
[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최근 아파트 매매에 집중되던 부동산 수요 현상에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서울시가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 아래 재개발·재건축 추진을 발표하면서 부동산 수요가 ‘민간 재개발’로 옮겨갈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市)가 지난 1일 공개한 2022년 예산안에서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신속통합기획 수립·운영 17억원 △공공정비계획 수립 60억원 △정비사업 융자금 지원 239억원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지원 33억원 등 총 376억원이 책정됐다. 이는 전년대비 139억원 증액된 금액이다.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공공재개발의 성향을 띄면서도 시장 친화적인 특징을 가진 ‘신속통합기획’은 지난달 29일까지 진행한 모집 공고에서 총 102곳의 신청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내부에선 ‘오세훈표 재개발’이라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을 두고 ‘흥행 성공’이란 평가가 이어진다.
덩달아 서울시 재개발 정책의 영향으로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역전하는 등 매수 열기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시 정비사업 활성화에 따라 자연스레 아파트 대체재의 성격과 재개발 기대감 때문에 빌라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 변화 기류는 그간 민간 주도 개발로 인한 특정 집단의 특혜가 논란이 되면서 민간 재개발 시장은 위축되고 공공주택 확대나 비(非)아파트 공급 확대로 정부 부동산 정책이 되풀이되는 양상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은 “지금부터 내년 봄까지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지역, 투자가치가 높은 슈퍼 부동산으로의 자산교체 전략을 펼 최적기”라며 △시기 △지역 △상품 등 선택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별로 △시장 흐름 및 경기변동 예측 △성장지역 예측 △입지 선정 △투자가치 높은 부동산 선택 등 맞춤형 대응 전략을 펴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고 원장은 또 “무주택자라면 성장지역에 집을 마련하는 전략을 펴는 것이 좋다”며 “인구 및 소득 증가, 인프라 확충, 행정계획 여부 등을 확인해 랜드마크와 상업시설·주택이 밀집된 핵심 입지를 갖춘 성장지역, 투자가치가 높은 매물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10~20% 내지 버블 징후가 증가한 것과 부동산 경기변동 사이클을 근거로 부동산 투자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고 원장은 꼭 집을 마련해야 할 무주택자라면 보유한 자산의 수준을 고려해 주택을 매입하고, 꾸준히 청약을 준비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고 원장은 “1주택자는 자산교체가 필요한 시기”라며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더라도 외곽 지역이나 비핵심 입지, 비성장 지역이라면 성장지역으로 점차 옮겨가는 ‘선별 압축’ 전략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 원장은 다주택자를 향해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기본 투자 전략을 언급하며 “현재 부동산 투자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보유 물량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슬림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