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후보역할 할 뿐" 김병준 "국민께 민망한 일"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이 경선에서 패한 후 빚어졌던 세대갈등이 봉합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준석 패싱' 사태까지 겹치자 지지층 내 세대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4월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의 승리와 30대 당대표를 탄생시킨 2030 세대가 이번 사태로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할지 주목된다. 2030 표심은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패싱 논란 속에서 30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대결심을 시사하는 짧은 문장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을 두고 이 대표를 지지하는 세대와 윤석열 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세대가 댓글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젊은 이준석이 당을 이 정도로 살려놨더니 윤석열이 자기 마음대로 다 하려고 한다' '지금 국민의힘 보면 대선 이기는 걸 기정사실화하고 행동한다' '이준석이 사퇴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는 등 윤 후보를 비판하고 있고, 반면 윤 후보 지지자들은 '대통령 후보가 이준석인 줄 알겠다' '당대표가 당내 갈등만 야기한다' 등 이 대표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양측 간에는 'XXX 꺼져라' 'XX들아 정신차려라' 등 서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오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 세대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 후보가 노장년층 당심을 등에 업고 민심에서 앞선 홍준표 의원을 누르자 홍 의원을 지지했던 2030 세대는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노인의 당' '늙은이 데리고 잘 해보라' 등 2030 세대의 불만들이 쏟아졌다.
한편, 이날 충청 방문 이틀째인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칩거 소식에 "저도 잘 모르겠다. 후보로서 내 역할을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당 대표를 사직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가정적 질문을 하지 말라"고 했다. 사실상 윤석열 선대위 원톱 역할을 수행 중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후보한테도 안 좋고, 국민들께서 보기에도 좋은 모습은 틀림없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