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비상…'희석증권' 발행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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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 비상…'희석증권' 발행 늘어나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12.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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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코로나19 재확산 등 기업 자금조달 환경 악화
제주항공・KH필룩스・한국특강 등 코스피 상장사 발행 눈길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 관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사진은 코로나19 때문에 썰렁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내 여행사 부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 관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사진은 코로나19 때문에 썰렁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내 여행사 부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금리인상,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나빠지면서 소위 ‘희석증권’인 전환사채발행이 늘고 있다. 전환사채는 상대적으로 조달능력이 달리는 코스닥 기업들이 주도해왔으나 최근 항공, 전자부품, 금속제조업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이 잇따라 발행해 눈길을 끈다. 22일 각사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전날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1만6736원으로 21일 종가는 1만6450원이었다. 전환 가능 주식 수는 179만2543주다. 주식 총수 대비 3.48% 비율에 해당한다. 전환 청구기간은 12월28일부터 2051년 11월28일까지다. 주가 상승 시 사채권자는 원리금을 포기하는 대신 주식 전환 후 매도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원리금을 돌려받는다.
이번 사채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사채 발행 대상자는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은 제주항공에 총 1500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며 그 중 20%는 사모영구전환사채 형태다. 제주항공은 이미 앞서 400억원과 64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이들 전환가능 주식수는 총 448만5988주다. 산업은행이 이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시 제주항공에 대한 9.02% 지분을 갖게 된다.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영업적자를 봤으며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겹쳐 적자폭이 확대됐다. 올 들어서도 매분기 적자를 보고 있다. 부채비율은 2019년 351.38%, 작년 438.98%로 올해는 80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자부품・조명회사인 KH필룩스도 최근 2.5% 지분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번 사채는 타 기업 지분 인수 목적이다. 회사는 곧바로 광학기기 제조 나노스의 149억원 규모 전환사채권을 취득한다고 밝혔다. KH필룩스가 그동안 발행해 놓은 전환사채 주식 총수는 19.02%다. 철강업체 한국특강은 11.2% 비율의 전환사채를 KG동부제철을 상대로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시설자금 목적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금융권을 상대로도 전환사채를 발행해 전환가능주식은 총 31.14%나 된다. 회사는 올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적자였다. 전자부품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는 미래에셋증권에 1.97% 비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운영자금 용도다. 회사는 매분기 영업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28% 수준으로 양호하다. 다만 영업활동 자산과 부채 변동으로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를 본 바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 고객사인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업체 대양금속은 나인원벤처스를 상대로 7.02% 비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회사는 신규사업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연간으로 꾸준히 흑자를 거뒀으나 작년 4분기엔 적자를 봤다. 올 3분기엔 흑자폭이 확대됐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적자였다. 이는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늘어나 영업자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누적된 전환가능주식은 18.3%다. 한편, 전환사채는 사채권자가 주식 전환 시 총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희석증권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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