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통합기획에 압구정3구역 등 재건축 대거 참여
전문가들 “결국 사업 진행의 핵심은 기존 규제 완화”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오세훈표 재건축·재개발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서울을 대표하는 대형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포함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신청의사를 밝혀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통기획으로 도심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결국 정비사업 관련 규제완화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안전진단,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기존의 규제를 유지할 경우 낮은 사업성 등을 이유로 탄력을 받았던 사업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28일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최종 선정지역이 발표된다. 해당 사업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조합과 함께 정비안을 구성하는 제도다. 사업 주체는 주민으로 설정하고, 서울시는 행정적 지원을 통해 사업을 가속화한다.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면 정비계획 수립 비용 절반을 지원받고 통상 5년 이상 걸리던 구역 지정 기간을 절반가량 단축된다.
최근엔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로, 18년째 재건축 사업이 이뤄지지 않았던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신통기획 참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여의도 시범, 대치 미도, 송파 장미 1·2·3차, 구로 우신빌라 등에 이어 압구정3구역도 참여한다. 아울러 지난 10월 진행된 신통기획 민간 재개발 공모에서도 총 102곳이 참여해 재개발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통기획을 통해 도심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시 권한 밖에 있는 안전진단,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를 유지하는 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못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최근 정부가 3기 신도시나 사전청약 등을 통해 공급에 대한 불안감을 일정부분 진정시켰지만, 금리 인상이나 내년 대출 규제를 생각한다면 여전히 청약이 아니고선 내 집 장만이 어려운 상황이다”며 “도심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특히 안전진단, 재초환, 분상제 등과 같은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더불어 서울시 의회의 협조가 동반돼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재건축의 경우 특히 안전진단이 첫 관문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가 필요한데, 이는 서울시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결국 이 모든 것은 서울시 의회의 협조가 동반돼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센티브가 크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사업성을 올려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용적률 상향이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 공공 주도 방식과 비교하면 용적률이나 층고 완화와 같은 인센티브가 적어 사업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이와 같은 이유에선지 사업성이 중요한 재건축의 경우 신통기획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재개발은 정반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