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부 장관 “내년 집값 하락 불가피” 전망
29일부터 ‘4차 공공·2차 민간’ 사전청약 모집 시작
소형 평형 위주 ‘공공’ vs 전용 84㎡ 초과 ‘민간’
전문가 "가점별, 직주근접, 분양가…전략 달라져"
[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내년도 집값 하락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국토부)는 29일 올해 마지막 사전청약으로 4차 공공 사전청약과 2차 민간 사전청약 모집을 시작했다. 청약 수요자에겐 개인 여건에 맞춰 공공과 민간 중 어떤 사전청약이 유리할지 셈법 계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전국 집값 상승률은 14개월 만에 0%대를 진입했다. 이어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 대비 9p(포인트) 떨어진 107로 집계됐다.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동시에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정부는 “현 추세라면 내년 집값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집값 하락세 전망에 못을 박았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살펴보면, 이번 사전청약은 집값 하락 전망을 전제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귀결된다.
이번 사전청약은 그간 공공주택에서만 시행되던 ‘사전청약’이 민간 아파트 분양으로까지 확대됐다는 특이점을 지닌다. 그 결과, 청약 수요자들은 다양한 선택지가 늘어난 동시에 여러 가지 셈법을 거쳐 결정해야 하는 복잡한 청약 시장을 마주하게 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별 자격 요건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을 대입해보고 당첨 가능성, 손익을 판단하라고 조언한다.
공공 사전청약은 일반공급보단 취약계층 등 특별공급(특공) 비중이 높고, 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름이 붙은 아파트는 ‘공공 공급’의 상징성이 잘 드러난다.
반면, 민간 사전청약은 일반공급 비중을 공공(15%)보다 높은 42%로 확대했다.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나 1인가구도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특공에 참여하는 등 자격조건도 공공보다 덜 까다롭다고 알려졌다. 또한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이상의 중·대형 평형이 공급 비중이 높다. 같은 공공택지 위에 지어지는 아파트라도 민간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가 사용돼 전매 시 분양 시세에 브랜드 파워가 작용하는 장점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과 민간 사이 분양 시세는 불가항력 현상”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민간 아파트는 고급 단지를 지향하기 때문에 단지 커뮤니티나 시설, 건축 자재 등 고급재를 사용한다”며 “이는 분양가 및 입주 이후 관리비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민간 사전청약이 제약이 적고 사업성이나 선호도에서 이점이 많아 보이지만, 당첨이나 청약통장에 대해서는 공공 사전청약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민간 사전청약은 한 번 당첨되면 당첨자(사전당첨자)와 세대 구성원은 청약통장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청약을 신청할 수 없다. 민간 사전청약 청약통장은 당첨자 지위를 포기할 때 자동 부활한다. 부적격으로 인한 당첨 취소 시에는 일정 기간만 민간·일반 분양주택 청약 제약을 받는다.
공공 사전청약은 당첨자(입주예약자)로 선정되더라도 민간을 제외한 일반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종합하면, 특공 조건에 충족한다면 일반공급보다 공공의 특공이나 신혼희망타운 물량이 당첨에 유리하다. 청약 가점이 높지 않은 1인가구나 고소득 신혼부부는 민간 사전청약 추첨 물량이 가장 유리하다.
또한 청약 수요자의 직주근접 등 생활 환경 등 입지 조건도 영향력 있는 변수가 된다. 1차 사전청약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 출퇴근 편의성 등 입지 조건에 따라 청약 흥행 성적도 갈렸다. 평택 고덕은 일반공급 68,69대1, 특공 10.6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오산 세교2와 부산 장안은 일반공급 경쟁률이 5대1을 넘기지 못하고 특공도 미달 물량이 발생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민간 사전청약의 장점도 많지만, 청약 수요자들은 입지나 분양가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입지나 분양가 위주로 접근한다면 공공 사전청약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