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서 서울 주택보급률 꾸준히 하락세
전문가들 "주택공급 확대 기조 시장안정에 긍정적"
"막연한 공급 확대보다 실효성 있는 계획 동반돼야”
[매일일보 신수정 기자] ‘주택 공급 부족이 집값 상승 원인’이라는 지적에 정부가 ‘물량 폭탄’에 가까운 매년 56만호 주택 공급을 예고했다. 실제 수도권 등 주요지역의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이 이번엔 해소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5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전국 주택보급률은 103.6%로 나타났다. 2019년 104.8%까지 올랐던 주택보급률이 1년 새 2017년 말(주택보급률 103.3%)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경기‧인천)을 중심으로 주택보급률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0년 말 기준 서울지역 주택보급률은 94.9%로 조사됐다. 2017년 말 96.3%까지 치솟던 서울 주택보급률은 현 정부 들어서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이후 계속 오르다가 2019년 말 99.2%로 거의 100%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던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2020년 말 기준으로 98%로 떨어졌다. 부동산 학계가 안정적인 주택보급률로 바라보는 105~110% 수준에서 최소 간극만 따져도 7%의 차이를 보인다.
5년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도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 자료 분석 결과, 올해 입주물량은 31만9165가구로 전년 대비 약 14.5% 감소했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올해 입주물량은 17만9307가구와 5만2784가구로 각각 7.3%와 22.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광역시도 올해 8만7074가구 입주에 그치며 전년 대비 22.1% 감소해 입주물량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그동안 주택공급물량과 입주물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투기세력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주장해왔지만 시장에선 공급부족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5일) 제36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2030년까지 시장이 공급 과잉을 우려할 정도로 매년 56만호 공급 등 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 기업에서 올해 분양 가능 물량은 통상 85% 수준인 39만 가구”라며 “여기에 사전청약 7만가구를 합산해 실제 공급 효과를 예측하면 46만가구”라고 말했다. 10년 평균 34만8000호 대비 30% 이상 공급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노 장관은 물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을 지적하는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에 대해 “지역적, 시기적으로 일시적인 등락이 있다”면서도 “현 추세로 보면 수요 공급 문제, 금융 금리‧대출 가용성 문제, 인구 구조 및 가구 구조 문제 등 집값을 결정하는 모든 변수가 집값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하락 추세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 긍정적인 시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46만호 지구 지정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구상은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로 비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권 교수는 “물론 분양 시점이 아니고 향후 미래지향적이지만, 공급 물량을 늘린 신호만으로도 주택 시장의 대기 수요를 이루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전 분양에 들어간 3기 신도시에 더해 민간 주택도 공급을 서두른다면 시장 안정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수도권 집값 하락세와 달리 서울 주택 가격 안정화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 교수는 “대규모 물량 공급에도 당장 입주 물량이 아니기 때문에 전‧월세 시장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에 입주 물량을 늘릴 만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국민 주거권 보장이란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막연한 공급 수가 아닌 실효성 있는 계획이 동반돼야 한다”며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한 물량 공급과 투기 세력 방지 차원에선 바람직한 정책이지만 주택 실수요자 매입까지 제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