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접종완료자 기준 두고 하루 만에 변경
자가검사키트 이용 음성 판정, 방역패스 불가
설 연휴 이동량 전년보다 늘어 위기감 확산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에 맞춰 새로운 방역체계를 발표했지만, 하루 만에 기준이 바뀌는 등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방역 지침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새로운 접종완료자 기준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개념을 정정하는 등 새 대응체계 시작을 앞두고 세부 지침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25일 확진자·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지침과 관련, 예방접종 완료자의 기준을 ‘3차접종자 또는 2차접종 후 14일이 경과하고 90일이 지나지 않은 자’라고 발표했다. 전날 발표한 접종 완료자 기준은 ‘3차접종 후 14일이 지났거나 2차접종 후 90일이 지나지 않은 자’라고 언급한 점과 3차접종자 기준이 다르다.
이에 따라 3차접종을 마친 사람은 확진 시 격리기간이 10일에서 7일로 줄어든다.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경우에는 자가격리를 면제받아 수동감시 대상이 된다. 반면 미접종자나 1차접종자, 2차접종 후 14일이 넘지 않았거나 90일이 지난 사람은 확진시 기존과 동이하게 10일간, 밀접접촉시에는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우선 새 검사체계가 적용되는 광주‧전남‧평택‧안성 지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나 접종 미완료자들이 신속항원검사의 음성확인서를 받으면 이를 방역패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방역패스를 위한 PCR검사는 이뤄지지 않는다.
선별진료소나 임시선별검사소, 호흡기전담클리닉(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방역 패스로 인정되는 음성확인서나 의료기관명과 결과통보일이 기재된 의사 소견서를 받을 수 있다. 개인이 약국 등에서 구매한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 음성이 나온 경우에는 방역패스로 인정되지 않는다.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고위험군 중심으로, 동네병원도 참여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는 전국 256개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제공한다. 내달 3일부터는 전국의 동네 병·의원도 호흡기 클리닉 등의 형태로 이러한 검사 체계에 동참한다. 현재 전국에는 총 431개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있다.
역학조사 방식도 고위험군 중심으로 바뀐다. 확진자 발생 기업에 대한 전수검사나 투망식 역학조사는 지양하고 가족 등 고위험군 조사에 주력한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우선순위에 따라서 조사한다. 앞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 보건소에서 기업 등에 대해 접촉자 조사 자체를 하기 어렵다.
적절한 보호구(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2m 이내 거리에서 15분 정도 머물거나, 대화 수준의 접촉력이 있는 경우 밀접접촉자로 분류된다. 지속적인 노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보호구 착용 여부, 체류 시간 등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만약 식사, 대화하지 않고, 2m 이내 거리에서 감염원과 적절한 보호구, 마스크 착용했다면 접촉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방역 당국은 일상생활에서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 또는 수술용‧비말 차단용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설 연휴 기간 기차와 비행기, 버스 등에 탑승할 때도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한다. 넥워머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마스크 미착용에 따른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한편, 새로운 방역 체계가 구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설연휴는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 사례를 봤을 때 명절 이후에 확진자가 급증한 바 있다. 실제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지난해 추석만 해도 연휴가 끝나자마자 확진자 수가 38%나 급증한 일을 생생히 기억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현재 설 연휴 이동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강제력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강제력이 없는 권고로 명절 대이동을 막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KTX의 경우 좌석 제한을 감안하더라도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하행선 대부분이 매진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아직 줄취소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족 대이동에 대한 통계도 나왔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작년 12월 2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만4026세대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추이에 따른 이동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설 연휴에는 총 2877만명, 하루 평균 48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분석됐다. 하루 평균 이동량은 지난해 설(409만명) 대비 약 17.4% 증가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