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국토교통부가 광주시 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에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 가운데 기존 법령으로 가능한 처분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국토부는 현 법령으로 최고 수준의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서울시 측은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8일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처분은 법과 시행령을 떠나서는 할 수 없는데, 현대산업개발의 경우는 건산법 과 시행령에 명시된 등록말소 세부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등록말소를 규정한 건산법 83조를 적용할 수 있는지 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현 건산법 하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의 등록말소 처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권혁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은 이날 ‘현대산업개발 붕괴사고 제재 방안 및 부실시공 근절 방안’ 발표 이후 “서울시가 법률을 오인한 것 같다”며 “건산법 83조에 따르면 등록말소와 영업정지 1년이 이미 가능하다”고 말했다. 건산법 82조는 공사 하자나 중대재해를 발생시킨 건설사업자에게 영업정지를 최대 1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 동일 법령 83조는 등록말소 대상이 되는 건설업자를 부정한 방법으로 건설업 등록을 한 경우,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한 사실이 있는 경우, 건설업 등록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 등으로 정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국토부의 등록말소 처분요청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토부는 건설사 관련 행정처분 규정을 포함한 기존 건산법을 개선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위해 중대 부실시공 사고에 대한 국토부 직권 처분이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원칙에 충실한 공사 수행을 유도하고 정착시킨다는 당국의 의지는 긍정적”이라며 “사고가 누적되면서 부실시공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제시된 것은 건설업계 관행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시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